헤럴드 노동조합과 헤럴드경제 기자노조, 한국기자협회 헤럴드경제지회, 한국기자협회 코리아헤럴드지회 등 사내 4단체가 지난 22일 ‘헤럴드그룹 중흥건설 매각 관련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새 주주를 맞이하는 기대와 우려, 궁금증이 함께 나왔다.

우선 헤럴드 기자들은 새 주주의 1등 신문을 만들겠다는 큰 포부와 탄탄한 자본력이 기대 요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중흥건설 사옥. 사진=노컷뉴스
중흥건설 사옥. 사진=노컷뉴스

헤럴드 소속 A기자는 “부동산팀이 최근 모델하우스 현장에서 중흥건설 사장을 만났다고 했다. 당시 사장이 ‘1등 신문 안 만들 거냐’고 말했다고 한다. 새 대주주에게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헤럴드 소속 B기자도 “떠나는 주주가 적자인 회사를 흑자 전환했다. 하지만 반대급부도 있었다. 언론 본연의 역할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새 주주가 언론사를 샀다면 뭐라도 해보려는 의지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중흥건설은 최근 언론사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2017년 5월에 광주·전남 지역지인 남도일보를 인수하기도 했다. 남도일보 인수에 이어 같은 해 서울신문과 ‘이코노미서울’이란 전국 경제지 창간도 추진했으나 서울신문 조합원들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반면 이번 매각 과정에서 기자들이 접하는 정보가 제한적이었던 만큼 궁금증도 컸다.

헤럴드 기자들은 △편집권 독립이 가능한지 △편집권 독립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 △‘1등 신문’을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인지 △보도국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등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코리아헤럴드 기자들은 새 주주가 국내에 있는 영어 신문을 두고 어느 정도로 이해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고 밝혔다.

홍정욱 헤럴드 회장. 사진=헤럴드경제
홍정욱 헤럴드 회장. 사진=헤럴드경제

헤럴드 소속 C기자는 “노조가 (지난 15일) 노보에도 썼듯, 14년 연속 흑자를 위해 사라진 유무형의 자산이 한 둘이 아니다. 윤전기와 사진부, 특파원, 교열팀 등이 사라졌고 편집부도 대폭 축소됐다”며 “보도국에 대한 투자는 얼마나 어떻게 할 계획인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홍정욱 회장이 2002년 코리아헤럴드와 내외경제신문을 인수할 당시 471명이던 임직원 수가 지난해 말 기준 315명으로 150여명이 줄었다.

헤럴드 소속 D기자도 “경영진은 적자 회사를 흑자전환 시켰는데 뭐가 문제냐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헤럴드는 언론사다. 사회적 공기로서 해야 하는 일들이 많은데, 이제껏 그런 부분을 희생해서 돈을 잘 벌어왔다. 조직원 모두 다 같은 생각이 아닐 수 있지만, 저널리즘 실현을 위해 기자들이 궁금해하는 여러 질문에 정확한 답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앞서 중흥그룹은 지난 15일 헤럴드 보도자료를 통해 “헤럴드의 편집권 독립, 자율경영, 구성원 고용승계를 기본 원칙으로 삼았다. 이를 바탕으로 헤럴드의 기존 전통과 강점을 존중하면서도 디지털 혁신,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등의 미디어 접목에도 노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중흥그룹은 새로운 분야의 도전에도 늘 열려 있었다”며 “지난 70년간의 역사에 더해 최근 독자적인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을 시도하고 있는 헤럴드와 새로운 미디어 환경 선도를 위해 적극적으로 발 벗고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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