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생 채승희씨 “상사가 날 너무 힘들게 했어…일을 하나도 몰라”
87년생 채승희씨 “상사가 날 너무 힘들게 했어…일을 하나도 몰라”
[바꿈, 기획연재] 평균 34.1세, 근황 인터뷰 ⑫

바꿈세상을바꾸는꿈과 LAB2050은 2030세대를 중심으로 우리 사회 여러 문제를 진단하고 창의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사회전환의전략” #(해시태그)공론장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5월 25일(토) 오후 2시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2030, 일의 미래를 상상하다." 라는 주제로 여러 노동문제를 공유하고 함께 대안을 나눠 볼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2030세대의 다양한 이야기를 우선 공유하기 위한 시리즈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많은 관심과 공유 부탁드립니다. #공론장 신청하기 : bit.ly/일의미래

- 채승희, 87년생, 33세, 여, 미혼, 아르바이트, 서울시 성동구 자취

일러스트=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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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의 무지함이 날 엄청 힘들게 했어… 일을 하나도 몰라 

요즘 영어 밖에 고민이 없다. 명료하지? 내 인생이 이렇게 명료했던 적이 없다. 유학가려고 영어 점수 내는 거 밖엔 고민하는 게 없어. 그런데 유학을 못 갈까봐 걱정이지. 나 유학 못 갈 수도 있어. 지금 영어 실력이 인생 최대로 좋지만, 너무 부족해. 시험이 너무너무 어려워. IELTS(아이엘츠)가 한번 시험 볼 때마다 25만원 정도가 들어. 그게 부담은 되지만 점수 나올 때까지 몇 번 더 봐보려고. 

일은 그만 뒀어. 두 달 밖에 안됐어. 갈증이 많았어. 편하게 영어 공부하고 싶다. 그리고 이 편집장이랑 일을 더 이상 할 수 없겠다. 이 ‘똥멍청이!’랑 더 이상 일 할 수 없다 싶었지.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어. 상사의 무지함이 날 엄청 힘들게 했어. 일을 하나도 몰라. 노력도 안 해. 리더로써 좋은 점은 그냥 무던하다는 것뿐이야. 그런데 이 잡지 판에서 무던하다는 게 아이러니한 거거든. 배울 게 하나도 없고, 존경할 게 없어. 본인도 알 거야. 내가 얼마나 자신을 무시했는지. 본인이 나한테 ‘부끄럽다’고까지 말을 했으니까. 정말 리더로서. 휴. 어떻게 보면 나도 성격이 지랄 맞은 거지. 상사한테는 굽히면 되고, ‘네네’ 하면 되는데 그게 안되니까. 심지어는 그 상사가 나한테 ‘노력하고 있다’고 그런 말까지 했어. 아니 어떻게 리더가 그런 말까지 후임한테 하냐? 

그 분은 특장점은 무조건 ‘예스!’야. 나는 이건 안되고 저건 안되고 다 까는데. 그 사람은 일단 ‘예스!’야. 예스걸! 그녀는 다 해. 그런데 제대로 안 해서 문제야. 나랑 부딪힌 것도 나한테 대충하라고 해서 부딪힌 거잖아. 내가 “편집장님! 대충이라뇨! 그러면 안되죠!” 라고 하면서 다퉜다니까. 본인은 대충 해서 수정사항을 빨리 고치는 게 맞대. 심지어 클라이언트가 그녀가 한 작업을 보고 “진짜 너무 하신 거 아니에요? 너무 성의 없으신 거 아니에요?” 그랬다니까.

그런데 여기서 내가 그녀를 이길 수 없는 부분은, 그녀는 이런 것에 전혀 괘념치 않아해. 자기 관성 따윈 인생에서 1도 없어. 우리는 왜, 나를 키운 것은 팔할이 열등감이라고 하잖아. 내가 부족한 것을 엄청 곱씹고 막 나를 채근하면서 나를 끌어올리려고 하는 게 있잖아. 그런데 상사는 욕을 먹은 거에 대해서 아무렇지도 않아 해. 그 때 깨달았어. 내가 이길 수 없구나. 오히려 나한테 왜 계속 일을 어렵게 하냐고 그래. 내가 볼 때는 그녀가 생각을 하나도 안 하며 일하는 건데. 

그리고 상사 일도 내가 다했어. 더 이상은 못 견디겠더라고. 그리고 회사도 마찬가지야. 그 편집장을 10년 동안 데리고 있었다니! 대단해. 내가 굽히면 일이 쉬웠겠지. 근데 난 그게 안 되는 사람이야. 꼿꼿해가지고 내가! 난 타고난 게 이 모양인가 봐.

일러스트=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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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리 선배 중에 일 안 하는 사람이 또 있어. 취재를 나가는 데 포토그래퍼가 왜 그 선배님 안 오시냐고 물어봐. 취재가 2시래. 근데 이 선배는 1시도 아니고 이미 10시에 나갔거든. 3시간 동안 농땡이를 깐 거야. 그리고 포토그래퍼를 자기 하수인처럼 부려. 심지어 포토그래퍼가 차 렌탈을 하잖아. 그럼 우리가 포토그래퍼 업체한테 렌탈비용을 줘야 맞잖아. 그런데 돈을 안 줘. 협력업체한테 엄청 갑질을 해. 이상하게 일을 배워서. 그게 대물림이 되고 있어. 보기 안 좋아. 

근데 이 사람들이 다 회사에서 오래 살아남은 사람들이거든? 정말 정치를 잘해서 살아남은 것 같아. 이 매거진 쪽은 악바리 같거나 아니면 라인을 잘 타든가. 둘 중 하나인데. 지금 이 편집장은 ‘예스걸’이니까 라인을 잘 타고 편집장이 된 거 같아. 근데 일하는 거 보면 노답이야. 내 기준이지만

사실 직장이란 걸 돈 버는 수단으로 생각하면 되는데. 나는 그게 안 되더라고. 잘하고 싶었으니까! 

지금은 다 때려치우고 아르바이트를 하니까 대략 최저생활비는 벌고 있는 것 같아. 너무나 무난한 하루하루가 흘러가고 있어. 이럴 때도 있어야지 싶어. 회사 다닐 때는 담이 심하게 걸려서 목이 안 돌아갔었어. 지금도 아프긴 한데. 이제 목이 돌아가긴 해. 이게 다 스트레스 때문이었더라고. 

이렇게까지 해서 예뻐져야하나

일러스트=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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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내가 다시 회사를 다녀야 싶단 생각이 들었어. 왜 인 줄 알아? 피부 시술을 받을까? 고민이 되서!

친구 결혼식 때문에 안 하던 네일아트를 받으러 갔어. 그런데 네일 해주는 언니가 나한테 대뜸 얼굴 시술 받은 적 있냐고 물어보는 거야. 나는 시술이 뭔지도 몰라서 그게 뭐냐고 물어봤어. 근데 네일 언니가 자기가 코 필러, 윤곽 축소술, 자가 지방 이식을 얼굴에 했다고 나한테 추천하는 거야. 나는 평소에 그 언니를 보면서 얼굴이 작고 말랐는데 희한하게 볼살이 있네? 라고 생각은 했어. 알고 보니 지방 이식을 한 거였더라고!

윤곽축소술이 뭐냐면, 광대뼈 있잖아. 거기 살을 녹인대. 그래서 얼굴이 동그랗게 보이게끔 만드는거야. 이거 하면 얼굴이 그렇게 작아보인대. 그리고 광대 밑에 푹 꺼진 볼 있잖아. 우리는 이제 젖살이 다 빠져서 거기가 푹 꺼지는 것 같잖아. 거기에 빵빵하게 지방을 넣는 거야. 지방은 허벅지 안 쪽 지방을 추출한다더라고. 그 언니가 자기가 원래 별명이 해골이었대, 나처럼! 그런데 지금은 어떻게 통통하게 살이 차 올랐을까 싶을 정도로 자연스러워. 윤곽축소술이랑 자가 지방 이식 합쳐서 6백만원이라는거야! 

또 내 친구가 자가 지방 이식을 얼굴에 한 친구가 있는데, 참고로 그 친구는 가슴 수술도 했어. 가슴 수술 하면서 얼굴 지방 이식도 같이 했었대. 그 친구 보면 얼굴이 진짜 통통하고 이뻐. 팽팽하달까. 어려보여. 그 친구는 희한하게 외모에 엄청 투자를 그렇게 하더니 결혼도 빨리 하고 그랬어. 

자가지방이식은 내 지방이라서 괜찮다고 하니까. 나도 얼굴이 해골처럼 말랐으니까 해볼까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서 그 언니가 지방 이식하면 훨씬 괜찮아질 거라고 하는 거야. 완전 솔깃하더라! 

그 분은 그 날엔 또 입술 필러를 넣어서 마스크를 쓰고 있더라고. 입술에 필러를 넣으면 되게 효과적이래. 아, 입술에 주사라니! 너무 무서운데, 어떻게 그걸 했을까? 나는 미간 보톡스는 맞아보긴 했는데. 그리고 턱 부분 주름 피는 거, ‘호두턱 보톡스’라고 하는데 가끔 그 정도는 맞거든. 그런데 보톡스랑 필러는 좀 다르잖아. 아무리 인체에 무방하다고 해도 필러는 이물질을 얼굴 안에 넣는 거잖아. 너무 무섭지 않아? 그 분이 처음이 어렵지 계속 하면 예뻐지는걸 보기 때문에 계속 하고 싶다는 거야.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렇게까지 해서 여자는 예뻐져야하나 싶어. 

요즘에는 성형외과, 피부과에서 얼굴에 넣는 걸 너무 많이 개발한 것 같아. 눈 밑에도 애교살 필러도 있고. 

요새 연예인들 보면 이마도 너무 빵빵하지 않냐? 예쁘긴 한데. 볼도 엄청 빵빵하고. 중년 여배우들도 너무 탱탱하잖아. 볼이 터질 것 같고. 입술도 퉁퉁하고. 그게 어떤 미의 기준이 되어버려서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아름다움은 그냥 추하게 생각하는 건가. 안 그랬으면 좋겠는데. 나도 팽팽하게 예뻐지는 사람들 보면 시술해야하나 막 초조해진다. 거울 보면 나는 너무 안 팽팽하거든. 연예인들도 얼굴 주름을 좀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얼굴에 인위적인 것들 좀 안 하고 TV에 나오면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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