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주역 최순실씨가 박근혜 정부 국정 운영에 깊게 개입한 정황을 보여주는 녹음파일이 추가 공개된다. 시사저널이 22일 추가 보도를 예고했다.

시사저널은 지난 17일자 온라인 기사 “[시사저널 단독입수] 박근혜-최순실-정호성 90분 녹음파일”을 통해 1시간 26분 분량의 ‘정호성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이 녹음한 이 파일에는 2013년 2월 서울 모처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 정 전 비서관 등 3명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작성한 취임사를 대폭 수정하는 발언들이 담겼다.

이 녹음파일에서 최씨는 ‘경제부흥’, ‘과학기술’, ‘IT산업’ 등의 키워드를 취임사에 반영해야 한다고 적극 지시했다. 실제 며칠 후인 2013년 2월25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박 전 대통령은 “경제부흥을 이루기 위해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추진해 가겠다”, “창조경제의 중심에는 제가 핵심적인 가치를 두고 있는 과학기술과 IT산업이 있다”며 최씨 입장이 담긴 발언을 쏟았다.

시사저널이 지난 17일 유튜브 채널 ‘시사저널TV’에 90분 분량의 정호성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국정농단 주역 최순실씨의 국정 개입 정황을 보여주는 내용으로 사회적 파장이 컸다. 사진=시사저널TV 화면 캡처
시사저널이 지난 17일 유튜브 채널 ‘시사저널TV’에 90분 분량의 정호성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국정농단 주역 최순실씨의 국정 개입 정황을 보여주는 내용으로 사회적 파장이 컸다. 사진=시사저널TV 화면 캡처

뿐만 아니라 최씨가 정 전 비서관에게 호통을 치거나 박 전 대통령 발언과 의견을 가감없이 자르는 등의 내용이 공개돼 ‘최순실 정부’라는 조소와 비판이 쏟아졌다.

소종섭 시사저널 편집국장은 22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우리가 입수한 녹음파일은 이번에 공개한 1시간26분 분량 외에도 더 있다. 이번 주 후속 기사를 보도할 예정”이라며 “후속 보도의 기본 맥락은 이전 녹음파일 보도와 유사하다. 최씨가 지시를 내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박 전 대통령이 이를 방관, 정 전 비서관이 쩔쩔매는 흐름이 이어진다”고 말했다.

시사저널 추가 보도가 주목되는 이유는 ‘녹음의 시점’이다. 지난 17일 공개된 음성은 취임 전 3인의 대화 내용이었다. 만약 추가 보도가 재임 중 대화 내용을 담고 있다면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소 국장은 “추가 보도 분량이 앞선 보도보다 많진 않다”고만 했다. 시사저널이 녹취파일을 입수한 것은 3개월여 전. 파일을 입수한 뒤 기자 5명이 추가 취재를 진행해 이번 보도를 완성했다.

시사저널 보도 파장은 컸다. KBS, MBC, SBS, JTBC, 등 주요 방송 언론이 시사저널을 인용해 보도했다. 시사저널이 유튜브 채널 ‘시사저널TV’에 공개한 2편의 녹음파일(13분 요약본, 90분 풀버전) 조회수는 100만을 넘었다. 시사저널 기사들에 달린 댓글도 2만여 건에 달했다.

반면 박근혜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박근혜 사면 논의를 막으려 한다’ 등의 반발도 있었다. 소 국장은 “다른 목적이나 정치적 고려는 없다. 뉴스 가치 측면에서, 또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내용이라 공개한 것”이라며 “독자들 반응이 뜨겁다. 독자들이 편집국에 전화도 많이 하신다”고 전했다.

소 국장은 “주간지 마감은 목요일이다. 잡지가 나오는 시점은 금요일 오후”라며 “지난 보도는 목요일 마감 이후 최대한 빨리 인터넷에 노출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금요일 오전 출고했다. 후속 보도는 마감에 관계 없이 준비 중이다. 영상 제작에 다소 시간이 걸리지만 가급적 금요일 전 보도할 수 있게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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