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고(故) 장자연 사건 심의 결과 발표를 두고 “끝내 국민의 근본적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장장 13개월의 검찰 재조사 결과가 고작 이것인가 묻고 싶다”며 “검경이 끝까지 국민적 요구를 외면하면 국회가 나설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검경의 부실 수사와 (조선일보의) 외압을 확인했다고 하지만 핵심 의혹이 무엇인지 밝히지 않았다. 오히려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할 길을 또다시 막은 게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진상조사단 다수 권고 의견을 묵살했다는 점도 매우 충격적”이라며 “공소시효로 기소가 쉽지 않다면 실체적 진실이라도 밝혔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검찰은 진실을 은폐하고 스스로 과오를 바로 잡을 기회마저 놓친 거라 생각한다”며 “장자연 사건과 버닝썬 사건은 법 위에 군림하는 특권층들의 과거를 청산할 용기조차 없는 검경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것이 검경이 말하는 공정한 수사나 사법 정의는 결코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남인순 최고위원은 “과연 검찰이 잘못된 과거사를 바로 잡고 새롭게 변화하려고 노력한 결과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전형적인 용두사미”라며 “진상규명과 처벌이 없으면 이런 사건이 계속될 것이다. 검찰이 나서지 않으면 국회가 진상규명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주민 최고위원도 “사건당시 검경의 부실 수사와 조선일보의 외압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진상규명은 멀어진 것이 아닌가 싶어 안타까운 마음이다. 특히 조사단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 민간조사단원들 다수와 달리 지원역할을 해야 하는 소수의 검사단원들의 주장을 중심으로 최종 결론이 발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것 역시 매우 답답한 상황”이라며 “장자연 사건은 가장 힘없는 국민이 권력자, 특권층 앞에 얼마나 무력해질 수 있는지 그 끝을 보여주는 사건이라 국민들은 반드시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검찰은 과거사위의 결정에만 머물지 말고 국민적 의혹을 풀고 진실을 밝힐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민했으면 한다”며 “국회에서도 장자연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국정조사, 특검 등을 비롯한 모든 수단을 열어두고 고민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 최고위원은 KT 채용비리 청탁자 수사를 촉구한 기자회견에 대해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본인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소한 것을 두고 “내가 기자회견만 해도 검찰이 그대로 따를 정도로 영향력이 있다고 했으니 그 영향력을 어떻게 사용할까 밤새 즐거운 마음으로 고민했다”며 “KT부정채용 사건의 경우 청탁한 사람에 대해서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력인사가 채용청탁을 했다고 해서 봐줘서는 절대 안 된다. 검찰은 유념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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