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만에 신문 지면에 다시 등장한 김상택 만평이 또 다시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 화백이 지난 10·12일자 중앙일보 ‘김상택 만화세상’을 통해 김대중 대통령에게 현역 정치인들이 잇따라 총을 쏘는 장면을 내보내자 청와대와 국가정보원 등이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김 화백은 10일자에서 9일 선거법 위반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한 홍준표의원을 ‘DJ저격수’로 등장시켜 홍 의원이 김 대통령에게 총을 쏘다 또 다른 저격수에게 총을 맞아 쓰러지는 장면을 묘사했다.
이날 초판이 나온 직후 청와대 등을 비롯한 정부 공보 당국자들의 거센 항의가 빗발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통령의 경호를 책임지고 있는 청와대 경호실의 경우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법적 검토 작업까지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에게 총을 쏘는 모습을 그림으로 그린 것은 세계 언론에도 유례가 없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공인이므로 모든 기사와 그림의 논평 대상이 될수 있으나 국가의 최고 지도자에게 위해를 조장할 우려가 있는 것 까지 굳이 그림으로 표현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날 중앙일보에는 일반 독자들의 항의도 쇄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화백은 그러나 이러한 파문에도 불구하고 12일자에서 새로운 저격수로 이부영 한나라당 원내총무를 등장시켜 김 대통령 승용차에 기관총을 난사하는 만평을 내 보냈다.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화백 특유의 ‘뚝심’을 발휘한 셈이다.
이같은 파문이 일고 있으나 당사자인 김 화백은 “위로부터 아무런 얘기를 듣지 못했다”며 애써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앙일보의 한 기자는 “명백히 가상의 공간인 만평을 통해 현재의 정국 상황을 빗댄 것인데 청와대 등이 필요이상으로 과민반응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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