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예계의 PR비 파문이 일파만파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서울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김규헌)는 지난 7일 언론인들을 상대로 소속배우들에 대해 호의적인 기사를 써달라는 부탁과 함께 지난 98년 1월부터 2000년 10월까지 모두 2700여 만원을 제공한 혐의로 대룡엔터테인먼트 장용대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장대표는 지난 98년 1월 스포츠지 이모 기자에게 여배우 하모씨에 대한 호의적인 기사를 자주 게재해주고 잘 봐달라는 취지의 청탁과 함께 200만원을 제공한 것을 비롯해 2000년 10월까지 수십명의 방송사 PD, 신문사 기자 등에게 소속 배우들의 출연 내지 기사 청탁과 함께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이날 수사대상이 되고 있는 방송사 PD와 스포츠지 기자 등에 대해 서면으로 소환통보를 했고, 방송3사에 이들이 조기 출석해줄 수 있도록 공식 요청했다. 검찰은 또한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는 언론사 관계자들에게 대한 검거반을 편성, 지난달 말부터 본격 가동중이고 이중 일정액 이상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 방송사 PD나 스포츠지 기자 전원에 대해 소환절차 없이 검거키로 했다. 검찰은 금품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방송3사 간부급 PD와 가족들에 대한 금융계좌 추적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일 김규헌 부장검사와 방송3사 제작본부장이 만나 PR비 문제에 관한 서로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자리에서 김규헌 부장검사는 현재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방송3사 PD들 명단을 제작본부장들에게 통보하면서 이들이 검찰에 출두할 수 있도록 방송사들이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제작본부장들은 혐의사실을 알려주면 방송사들이 자체 징계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와 관련, 한 방송사 제작본부장은 “일부 PD들 때문에 전체 예능국 PD들의 이미지 훼손이 우려되고 있고, 무엇보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제작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것이 예상돼 사건이 조속히 매듭될 수 있도록 서로가 협조하기로 했다”면서 “공식적인 모임은 아니었다” 고 말했다.

한편 연예기획사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의 추적을 받고 있는 MBC 은모 PD에 대해 지난 7일 MBC가 해고 결정을 내려 방송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이같은 결정이 내려진 것은 해당PD가 사건발행 초기부터 지금까지 잠적해 있는 상황을 MBC로서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고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MBC 인사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 3일 징계위가 열려 이 문제가 논의됐고 7일 해고로 최종 결정됐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구속된 전현직 언론인 6명 이외에 현재 검찰이 혐의를 두고 있는 수사대상 언론인은 방송사 PD와 간부 10명, 스포츠지 기자 3∼4명 등 모두 10여명에 달하고 있다. 중앙일간지의 한 검찰 출입기자는 “검찰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언론인 10여명에 대한 소환이 이뤄지면 사법처리를 끝으로 언론계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를 일단락 지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