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부식씨(계간 당대비평 편집위원)의 조선일보 인터뷰를 둘러싼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문학평론가 김명인씨가 오마이뉴스를 통해 문부식씨를 비판하면서 불거진 이번 논쟁은 문화평론가 변정수씨가 반론을 제기하면서 한층 가열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논란이 된 문부식씨의 인터뷰는 <동의대 사건 민주화 인정은 납득할 수 없다>는 제목으로, 조선일보가 지난 12일자 11면에 실은 것으로 이달 말 발간될 예정인 단행본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서-광기의 시대를 생각함>(삼인)에서 밝힐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문씨는 인터뷰에서 “민주화보상심의위원회가 지난 4월 동의대 사건 관련자 46명에 대해 화재 진상규명을 하기에 앞서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한 것은 성급한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민주화운동 인정 여부는 공론 영역에서 충분한 논의를 통해 설득력을 갖추고 사회적 합의를 거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씨의 인터뷰가 나오자 문학평론가 김명인씨는 13일 오마이뉴스에서 이를 반박하고 나섰다. 김씨는 “조선일보가 문부식씨의 때늦은 대오각성을 어떻게 대서특필할지 그리하여 존재의 온 무게를 걸고 잘못된 상황에 맞섰던, 그리하여 때로는 목숨까지 잃은 사람들을 모욕하고 매도하는 데 이용할지 생각해보지 않았냐”고 반문하면서 “폭력을 문제삼는 인터뷰를 수십년간 파시즘적 폭력의 사주와 고무에 앞장서온 조선일보 지면에서 한 것은 철없는 짓”이라고 비난했다.

이번 인터뷰에 대해 문부식씨는 △지난 6월 28일 역사문제연구소에서 열린 토론회 관련기사가 지난 6일자 한겨레에 게재됐으나 발언내용을 이해하기에는 너무 축약됐으며 △현장 취재를 했던 조선일보 기자가 기사화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이번 인터뷰가 토론회의 보충취재라고 생각했고 △조선일보와의 인터뷰가 꺼림칙하다고 해서 현장취재를 하지도 않은 다른 매체의 기자를 일부러 부를 수는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논쟁이 가열되면서 오마이뉴스와 안티조선 등의 게시판에는 네티즌들간의 논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주로 문씨의 조선일보 인터뷰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글들인데 이들 주장의 핵심은 문씨의 인터뷰 내용은 차치하더라도 ‘국가폭력’을 대변해왔던 조선일보와 인터뷰 한 것은 성급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문씨가 지적한 부분에 대해 이성적으로 차분히 검토할 것을 주장하는 내용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문부식씨는 “동의대 사건은 사후에 검찰에 의해 왜곡·과장된 측면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사건이 벌어질 당시 상황에 대한 진실규명이 아직 내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민주화운동으로 인정한 것은 성급하다는 것을 지적하고자 했다”면서 “하지만 이번 인터뷰가 본의와는 다르게 파장이 일고 있고 무엇보다 민가협 어머니들을 비롯해 그동안 민주화를 위해 애써온 분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었다는 점에 대해선 정말 가슴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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