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노조가 23일 ‘미국식 DTV 안티운동’을 공식 선언하고 나섬에 따라 정통부의 미국식 지상파 디지털 전송방식 고수 입장이 더욱 궁지에 몰리고 있다.

특히 SBS 노조의 이같은 공식입장 천명은 최근 KBS 노조와 EBS 노조, CBS노조 등 방송사 노조들이 ‘미국식 DTV 안티운동’ 대열에 공동 대응할 움직임을 보인 와중에 나온 것이어서 디지털 전송방식에 있어 미국식 입장을 고수해왔던 방송사들이 이후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SBS는 23일 특보로 발행되는 노보를 통해 이같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며 앞으로 DTV 전송방식의 유럽식 변경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견지해 나간다는 원칙을 천명했다.

SBS 노조는 SBS 뉴스텍 노조 및 SBS 아트텍 노조와의 공동명의로 발행된 ‘지상파 TV의 디지털 전송방식 표준은 바뀌어야 한다’는 성명서에서 “작금의 디지털TV 전송방식 논란은 이미 외국 여러 나라에서 진행된 기술비교 논쟁 결과, 유럽식이 미국식에 비해 현실적으로 우위에 있음이 입증되고 있다”면서 “정통부는 현재의 논란이 방송발전을 늦추는 발목잡기라고 폄하하고 있지만 이는 단순히 산업논리만을 앞세워 시청자를 우롱하고 희생시키려는 탁상행정, 무사안일의 전형”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성명서는 “디지털 수상기 보급이 미미한 지금이야말로 전송방식 전환에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하면서 “더 이상의 송신소 설치가 이뤄지기 전에 하루 빨리 지상파방송의 정체성에 충실한 바람직한 결정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언급, 미국식 방송방식 재고를 강력히 촉구했다.

이와 관련, SBS 노조의 한 관계자는 “이미 지난 3월부터 이 문제에 대해 논의가 진행중이었고 지난 15일 열린 공청회를 통해 이 문제에 대한 노조의 입장정리가 있었다”면서 “그동안 공식입장을 밝힐 기회를 잡지 못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통부가 고수하는 미국방식이 유럽방식의 장점으로 평가되는 이동수신이나 실내수신의 용이함, 단일주파수 송신시스템 등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선 그 기술적 개선비용을 시청자에게 요구해야 한다”면서 “이는 지상파 방송의 공적 책무를 생각했을 때 전혀 고려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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