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와 언론사들이 총력체제에 들어갔다.

한 스포츠지 간부는 “일부 기자는 각국 선수단 정보파악을 위해 매일같이 32개국 730여명의 선수들에 대한 신상명세 자료를 뭉치로 가지고 다닐 정도로 치밀하게 취재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중앙일간지 스포츠레저부 기자는 “다른 부서에 있다가 월드컵특별취재팀에 파견된 한 기자의 경우 지난 16일 있었던 한국과 스코틀랜트 평가전을 TV로 보면서 기사 연습을 하는 등 자연스런 기사쓰기를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각국 선수단이 속속 입국하면서 이를 취재하기 위해 각 언론사들은 치열한 취재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 중앙일간지 축구담당기자는 “이달 초부터 14일까지 있었던 대표팀의 서귀포 전지훈력에서 히딩크 감독이 ‘이번 훈련은 비공개’라고 했지만 일부 기자들은 몰래 가서 취재하고 촬영도 하는 등 물밑에서 치열한 취재경쟁을 벌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월드컵에 가장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 스포츠지들은 취재부터 지면제작까지 철저한 보안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한 스포츠지 축구부장은 “최근 들어서는 평소 친한 기자들 사이에도 월드컵 지면제작과 관련된 얘기는 한 마디도 꺼내지 않고 있다”며 “심지어 출장을 언제 누가 가는지에 대해서도 서로 모르고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경기장 출입제한과 관련, ID 카드를 적게 배정받거나 배정받지 못한 기자들의 불만과 항의가 거세자 축구협회측은 이들에게 ID카드가 없어도 경기장에 출입할 수 있는 ‘데일리 패스’를 발급해주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월드컵체제 본격 가동의 다른 한편에선 기자들이 늘어난 지면과 근무강도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1일자부터 40면으로 증면한 스포츠서울은 아침 제작회의를 15분 앞당겨 기자들의 출근시간도 7시30분으로 당겨졌다.

전국언론노조 스포츠서울지부는 16일자 노보에서 “야근과 출장도 부쩍 늘어나 기자들의 피로를 가중시키고 있다”며 “이 때문에 처음엔 사명감을 갖고 뛰었으나 정신적 육체적으로 녹초가 되다보니 의욕이 사그러들고 있다는 기자들의 푸념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스포츠조선도 23일 노사협의회를 갖고, 토요일 무휴와 연장근무에 대한 특근수당이나 대휴수당을 지급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월드컵 특수를 기대하며 공격적인 홍보에 나선 일부 언론사의 행보가 눈길을 끌기도 한다. 한 스포츠지 축구부장은 “모 방송사의 경우 이달 중순 서귀포에서 축구담당기자들에게 식사대접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고 있다”며 “방송사가 체육부나 축구부 기자들에게 식사대접을 한 것은 아마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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