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부 기자들이 연예인 관련 기사에 대한 개선점으로 가장 먼저 지적하는 항목은 지나친 사생활 들춰내기, 부풀리기, 사실확인 미흡 등이다.

A스포츠지 영화담당 기자는 “지나친 폭로성 기사를 강조하다 보니 간혹 사실확인이 미흡해 기사화 뒤 애를 먹기도 한다”며 “보다 사실확인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통적으로 스포츠지에서 1면 머릿기사로 올라오는 ‘열애’ 기사의 경우 당사자 확인을 제대로 거치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것.

B스포츠지 연예부 중견기자는 “누가 누구와 사귄다는 내용의 기사는 통상 당사자들이 대부분 부인하기 때문에 기자들도 당사자에게 확인하기를 꺼린다”며 “오보의 가능성이 매우 높은 부분이기 때문에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과 함께 기본적으로 당사자 확인절차를 거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열애’ 기사는 예전처럼 독자들의 흥미를 갖지 못해 기사화 횟수는 줄었다. A스포츠지 연예부 기자는 “상당수의 젊은 독자들은 인터넷 매체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기 때문에 특이사항이 없는 단순 열애는 잘 다루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연예인 관련기사에서 비판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례로 전국언론노조 일간스포츠지부 지면개선위원회는 지난달 22∼25일 자사 기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연예면 기사에 대해 ‘단순 홍보성 기사를 지양하고 비판적 견해를 담자’는 의견이 가장 많이 나왔다.

다른 스포츠지 방송담당 기자들도 “우리가 조사했어도 결과는 같았을 것”이라고 말해 스포츠지 기자들이 공통적으로 이러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음을 나타냈다. 그럼에도 △기자들과 연예인 및 소속 기획사와의 관계 △기사화 이후 취재의 어려움 △상업지로서의 한계 △광고주에 대한 배려 등의 이유로 선뜻 비판적인 기사를 쓰지 못하는 형편이다.

C스포츠지 연예부 기자는 “연예부 기자로서 연예인에 대한 비판기사를 늘려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지 않는 기자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연예인에 대해 불리한 기사를 쓰고 나면 소속 기획사가 적대감을 갖고 이후에 기본적인 취재협조조차 하지 않아 특종경쟁이 치열한 스포츠지로서는 쉽게 시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게다가 스포츠지의 성격이 본래 ‘상업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딱딱한 내용의 비평이나 비판성 기사가 독자들에게 잘 먹히지 않는다는 것도 비판기사를 쓰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또 영화사, 음반사 등 최근 몇년 사이에 규모가 커진 업체들로부터 받는 광고가 늘어난 것도 비판기능을 축소시킨다는 지적이다.

A스포츠지 영화담당 기자는 “간혹 광고국의 협조요청에 따라 홍보성 기사를 쓰는 일이 있다”고 말했다. D스포츠지 가요담당 기자도 “스포츠지에서 광고와 관련한 기사를 쓰는 건 주로 연예부”라며 “광고국이 요청해서 음반사 광고를 몇차례 받는 조건으로 기사화 하는 일도 가끔 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어떤 비판기사를 쓸 것인지, 어떻게 연예기사를 다양화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D스포츠지 영화담당 기자는 “어떤 드라마나 영화에 대해 선정적이라거나. 시청률 경쟁을 지양해야 한다거나, 내용상 구성이 허약하다는 형식의 비평은 10년 전에도 해왔고, 지금도 누구나 지적할 수 있는 내용”이라며 “취재방식이나 기사쓰기의 형식을 바꾸는 등 스포츠지 기자만이 가질 수 있는 차별성이 가미돼야 경쟁력 있는 비판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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