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3사의 초쇄시간 앞당기기 경쟁은 어디까지 갈 것인가. 스포츠서울은 지난달 30일자 신문부터 11시50분이던 초쇄시간을 30분 앞당기기로 하고 편집국 및 네트워크국에 30분씩 조기출근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유는 경쟁지인 일간스포츠와 스포츠조선이 최근 초쇄시간을 앞당겨 가판판매에 커다란 손실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일간스포츠와 스포츠조선은 지난 4월경부터 초쇄시간을 오전 11시 30분-40분경으로 30분 가량 앞당겼다.

이같이 초쇄시간을 앞당기자 스포츠서울 편집국기자들은 지난 30일 총회를 갖고 “조간신문이면서도 실질적인 조석간 체제로 운영됨으로써 기자들의 근무여건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판매논리에 의해 신문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경영진이 간과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10년전만 해도 스포츠신문의 초쇄시간은 오후 4시경이었다. 그러던 것이 스포츠조선이 창간되던 90년을 전후에 오후 2시경까지 앞당겨졌으며, 그후 스포츠3사가 앞다퉈 20분, 30분씩 앞당긴 초쇄시간은 이제 오전 11시30분까지 이르렀다.

점심시간도 되기 전에 다음날자 신문을 가판에서 모두 받아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중요한 경기가 있는 날이면 초쇄시간은 더욱 빨라진다. 예를들어 국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박찬호나 선동열의 중요한 경기가 있을 때면 7시까지 출근해 초쇄를 오전 10시에 찍어내기도 한다.

이같이 스포츠신문들이 초쇄시간을 앞당기는 이유는 간단하다. 스포츠신문은 종합지에 비해 가판독자의 비중이 높아 경쟁지보다 빨리 발행하는 것이 판매에 커다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이같이 초쇄시간을 앞당기면 기사작성시간, 마감시간 등이 더욱 촉박해져 질높은 신문이 나올 수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 전날 늦게까지 야간경기를 취재하고 아침에 일찍 출근해 마감한다는 것이 쉬운일은 아니다. 내용 또한 전날기사를 또 쓰거나 예고기사가 주를 이룬다. 오전경기조차 다음날자 신문에 반영할 수 없다는 얘기다.

또 당장 판매부수를 늘리기 위해 경쟁지보다 신문 초쇄시간을 앞당겨도 얼마 지나지 않으면 경쟁지도 초쇄시간을 앞당기게 돼 이같은 단기적인 판매전략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발행시간이 앞당겨지는 결과만 초래하는 것이다. 조석간체제로 운영됨으로써 기자들의 제작여건만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신문의 질을 떨어뜨리는 스포츠 3사의 비정상적인 초쇄시간 앞당기기, 출혈경쟁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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