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가 8일 45명에 달하는 대규모 편집국 인사를 단행하면서 21명의 편집국 기자를 국장석과 비편집국으로 발령 조치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이번 인사 대상자 가운데 상당수가 그간 이상회 사장의 편집권 간여에 이견을 보여온 인사들이란 점에서 보복인사라는 지적을 낳고 있다. ▶ 관련기사 10면

세계일보는 이번 인사에서 기자협회 지회장과 시사만화 화백을 포함해 21명의 기자들을 문화사업팀,영업지원팀,전산개발국,판매국 등 비편집국과 국장석으로 인사조치했다. 전국부 차장급 이상의 주재기자 8명을 국장석으로 발령낸 것을 비롯해 문화부 조정진(기자협회 지회장)기자 등 3명을 문화사업팀으로, 사회부 지원선 기자등 7명을 영업지원팀으로 전보조치하는 등 21명의 기자를 비편집국으로 발령 조치했다.

이에 앞서 세계일보는 7일자 1면 사고를 통해 조민성 화백이 담당해온 사회면 4단 만화 ‘허심탄’의 연재를 중단하고 심민섭 화백의 ‘심마니’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조 화백은 지난해 1월 공채를 통해 세계일보에 입사해 정직원으로 근무해 왔다.

이번 인사에서 비편집국으로 전보 발령된 기자들의 경우 상당수가 이 사장 부임 직후 촉발된 편집권 침해 논란 과정에서 사장의 독선적인 방침에 반발했거나 김영호 전 편집국장과 친분 관계가 두터운 인사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이 사장의 편집권 침해 사례가 구체적인 정황과 함께 외부에 흘러나가자 내부문제를 외부에 발설한 당사자들에게 경위서제출을 요구해 왔다는 점에서 사장 개인의 감정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영업지원팀으로 발령 조치된 조민성화백은 “평생 그림을 그려온 사람에게서 붓을 빼앗는 것은 사실상 회사를 나가라는 의사 표시”라며 “다른 것은 몰라도 부당한 사장의 편집권 간여를 비판한 것이 그 사유라면 결코 받아들일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세계일보 강구찬 총무국장은 “조 화백 만화가 독자들의 호응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경영진의 판단이 시사만화를 교체한 주 이유였을뿐 보복 인사는 결코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편 세계일보는 지난 5일 외부인사 5명을 편집부국장과 주요 부서장으로 영입하면서 이 사장과 편집권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일부 부장직무대리를 차장으로 전보 조치했다. 세계일보 안팎에선 그간 이상회 사장의 경영 방침에 반발해온 일부 기자들에 대해 보복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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