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와 SBS노조가 21일 일감 몰아주기로 부당한 사익을 취했다며 SBS 미디어그룹 지배 주주인 태영건설의 윤석민 회장과 박정훈 SBS 사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윤 회장이 자신이 최대 주주로 있던 ‘태영매니지먼트’를 최영근씨 등 SK 3세들이 70% 지분을 가진 용역회사 ‘후니드’와 합병한 후 후니드에 유리한 조건으로 용역 계약을 체결해 일감을 몰아준 뒤 사익을 챙겼다는 혐의다. 후니드는 SBS와 SBS 계열사 등에 시설, 경비, 미화, 운전, 방송제작 인력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일감 몰아주기로 윤 회장이 배당금 거액을 챙기고 그가 보유한 후니드 지분 가치도 크게 상승하는 등 SBS가 지배 주주 배만 불렸다는 것이다. 또 2018년 후니드 최대 주주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감시의 눈을 피하기 위한 윤 회장의 ‘위장 지분 분산’ 의혹도 제기됐다. 후니드도 SK그룹 계열사의 일감 밀어주기로 성장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최영근씨는 최태원 회장과 5촌 관계다.

▲ 윤창현 전국언론노조 SBS본부장(왼쪽)이 지난 9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상파 방송사를 무대로 재벌 금수저들의 범죄를 그대로 따라한 행태에 검찰과 공정거래위의 수사와 조사가 필요하다”며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과 SBS를 상대로 한 법적 대응(배임 혐의 등)을 예고했다. 사진=김도연 기자
▲ 윤창현 전국언론노조 SBS본부장(왼쪽)이 지난 9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상파 방송사를 무대로 재벌 금수저들의 범죄를 그대로 따라한 행태에 검찰과 공정거래위의 수사와 조사가 필요하다”며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과 SBS를 상대로 한 법적 대응(배임 혐의 등)을 예고했다. 사진=김도연 기자
언론노조와 언론노조 SBS본부, 언론개혁시민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등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회장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죄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하고 공정거래위에 신고도 마쳤다.

언론노조는 “태영과 SK 총수 일가는 현 정부 공정위가 내건 주요 개혁 과제 중 하나인 ‘일감 몰아주기 규제’ 취지를 대놓고 조롱했다. 심지어 지분 위장 매각 의혹까지 사고 있다. 검찰과 공정위는 철퇴를 가해 재벌 규제 회피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SBS는 “적정 조건으로 후니드와 용역 계약을 체결해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으며 특혜를 준 사실이 없다. 후니드 매출에서 SBS가 차지하는 비중은 5% 정도에 불과하다. 주주인 윤석민 회장은 정부 정책에 맞춰 후니드 지분 대부분을 매각해 현재 4.9%만 보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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