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ok at all those women!”(“저 여자들 좀 봐!”)

한 외신 기자가 청와대 트위터 영문 계정(@TheBlueHouseENG) 트윗을 리트윗하며 남긴 메시지다. 지난달 4일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63회 신문의날 행사에 참석했는데, 이날 헤드 테이블 VIP 인사 가운데 여성 언론인을 찾아볼 수 없는 모습에 “저 여성들 좀 봐”라고 반어적 메시지를 남긴 것이다.

▲ 지난 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문의날 행사에 참석한 행사 주요 인사들이 문재인 대통령 축사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지난 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문의날 행사에 참석한 행사 주요 인사들이 문재인 대통령 축사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한 달 후 지난 1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도 비슷한 풍경이었다. 이날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언론인 20여 명에게 정치‧사회‧경제 분야 질문을 받고 대답하는 자리였다.

이날 참석한 언론인 26명 중 여성은 1명뿐이었다. 김종구 한겨레 편집인(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장)과 박승희 중앙일보 편집국장이 사회를 봤다. 패널로 강민석 중앙일보 논설위원, 강병준 전자신문 산업정책 총괄부국장, 고형규 연합뉴스 논설위원, 구성수 CBS 논설위원, 길진균 동아일보 정치부 차장, 김경국 국제신문 서울본부장, 김영화 한국일보 정치부장, 남궁창성 강원도민일보 서울본부장, 남창섭 인천일보 정치부장, 문기석 중부일보 주필, 문성진 서울경제 정치부장, 박민혁 채널A 정치부장, 서양원 매일경제 편집이사, 신승근 한겨레 논설위원, 신용배 코리아헤럴드 편집국장, 신종수 국민일보 논설위원, 이무영 코리아중앙데일리 뉴스룸 국장, 이상권 경남신문 정치부 서울본부장, 이주엽 CPBC 보도제작부장, 이형근 SBS 논설위원, 정운갑 MBN 해설위원, 추은호 YTN 선임기자, 황외진 MBC 논설위원실장, 황정미 세계일보 편집인이 참석했다. 이 가운데 여성은 황정미 세계일보 편집인이 유일했다.

토론회가 끝난 후 오찬 자리의 일부 기자들 사이에서 “여성이 단 한 명밖에 없었다”는 대화가 오가기도 했다.

▲ 1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낙연 국무총리 초청 편집인협회 토론회 모습. 사진=정민경 기자.
▲ 1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낙연 국무총리 초청 편집인협회 토론회 모습. 사진=정민경 기자.
신문의날 행사나 이번 토론회 참석자 비율로 확인할 수 있듯 한국 언론사 간부 혹은 부장급 인사에서 여성 비율은 극소수다. 실제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한 ‘한국의 언론인 2017’ 통계를 보면 한국 언론인 1677명을 조사한 경과 응답자 직위별 분포는 평기자가 58.3%, 차장급이 19.7%로 전체의 78%를 차지했고, 부장급은 11.9%, 부국장급 5%, 국장급 5.1%였다.

응답자 가운데 남성의 경우 부장급 이상이 28.6%, 차장급 이하가 71.4%인 반면, 여성은 부장급 이상이 4.4%, 차장급 이하가 95.6%에 달했다.

이 통계에 의하면 응답자 전체인 1677명 가운데에서도 여성 비율은 27.4%로 남성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았고 부장급도 4%라는 것이 확인된다. 

미디어오늘이 12개 신문(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경향신문, 한국일보, 세계일보, 국민일보, 서울신문, 문화일보, 연합뉴스, 오마이뉴스)의 현직 편집인과 편집국장, 정치‧사회‧경제 부장(부장급 에디터) 59명을 조사한 결과 여성은 5명이었다. 약 8% 정도다.

부장급 이상 여성 간부들로는 이지은 한겨레 정치사회에디터, 황정미 세계일보 편집인, 전경하 서울신문 경제부장, 박수원 오마이뉴스 정치부장, 김미선 오마이뉴스 사회부장이 있다.

일부 신문들은 팀장급이 실무에 더욱 깊숙이 개입하고 있고, 팀장급으로까지 조사를 확대하면 여성 간부의 비율이 높아질 수 있지만 압도적으로 높은 언론사 간부 성별구조에 균열을 내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남성과 여성 간부 비율이 9대1 이상으로 차이 나는 현재 언론사 구조는 성평등한 언론 보도를 만드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가능한 ‘쏠림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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