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39주년을 기해 청산되지 않은 역사가 반복적인 해악을 낳는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5년 전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요구도 재론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국회를 찾아 그간 두 차례 구성된 특별조사위원회는 수사·기소권이 없는 등 한계가 명확했다며 전면 재수사를 위한 특별수사단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내 정의당 대표 회의실에서 정의당 지도부와 만남을 가졌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39년이 지나도 광주학살 책임을 정확히 파헤치고 (책임자가) 처벌받는 과거사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과거사청산이 제대로 이뤄져있지 않기 때문에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막말·망언이 계속 나오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4·16도 마찬가지다. 5·18 가해 정권과 같은 뿌리의 정권이 4·16 희생을 낳았고 그에 대한 온전한 책임을 어느 누구도 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특조위가 굉장히 어렵게 2차례 걸쳐 만들어졌지만 제대로 된 수사·기소 권한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 진실을 규명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충분히 입증했다. 세월호 유가족께서 요구하는 특수단을 검찰 내에 만들어 수사·기소권 온전히 갖는 상태에서 제대로 파헤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과정이 꼭 있어야 한다”며 “5년이 가고 10년이 가고 어떠한 진상도 밝혀지지 않은 채, 많은 위정자들과 정치인들이 광주학살에 망언을 퍼붓는 일을 세월호 피해자들이 겪지 않으리란 보장이 어디 있나. 한시라도 빨리 수사·기소권 갖는 특수단이 설치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 4·16세월호참사 유가족들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의당 대표·원내대표실을 방문했다. 사진=노지민 기자
▲ 4·16세월호참사 유가족들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의당 대표·원내대표실을 방문했다. 사진=노지민 기자

장훈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공식적으로는 지난 5주기 기억식 때 자리를 기억해준 데 고마움을 표하고, 정의당 당 차원에서 특수단 설치에 힘을 실어주시기를 부탁드리고자 찾아왔다. 특히 윤소하 원내대표가 보건복지위 담당이라 가족들과 생존학생들이 겪고 있는 트라우마에 대해 좀 더 심도 있는 관찰과 지원이 필요하다 부탁드리러 왔다”고 방문 이유를 설명했다. 장 위원장은 오는 2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예정된 범국민 촛불대회 참여를 부탁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도 “4·16 가족협의회, 4·16 연대 등이 다시 촛불을 든 이유는 단순히 세월호 문제 때문만이 아닐 것이다. 늘 강조했듯 세월호는 국민들이 힘을 모으지 않으면 하세월로 그리고 또다시 얼룩진 망동으로 가족들은 물론 계속 우리 국민들에 상처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1기 세월호 특조위는 철저히 망가져서, 사회적 참사 특별법을 의결해달라고 본회의장에서 호소를 드리기도 했다. 당시 방청석에 앉아있던 수십 명의 세월호 가족들이 우여곡절 끝에 특별법이 가결됐을 때 얼싸안고 눈물을 흘린 바도 있다”며 “그럼에도 지금 사회적 참사 특별법에 의한 특조위 활동도 ‘지금 정부 하에서도 이렇게 어렵구나’, ‘한계가 있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이것을 돌파하는 유일한 방안은 특별수사단을 설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석한 안순호 4·16연대 상임대표는 “5·18 광주학살은 국가가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한 사건이고 4·16세월호참사는 국가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아서 생긴 사건이라 생각한다. 반복되는 참사의 진상규명이나 책임자가 처벌되지 않아 진실이 왜곡되는 부분에 있어 가족협의회와 4·16연대 회원들, 국민들 동의를 이끌어내서 철저히 단절될 수 있도록 25일에 같이 힘을 모아주시면 고맙겠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3월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세월호참사 특별수사단’ 설치 및 전면재수사 청원에는 지난달 28일까지 24만여 명이 참여했다. 4·16가족협의회는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3대 과제로 △해경들이 선원들을 표적 구조한 이유 △세월호 급변침과 침몰 원인 △박근혜 정부와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가 참사 당일 대통령 기록을 봉인하고 증거 조작·은폐 및 진상규명을 방해한 이유 등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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