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한당 깜짝 놀라게 함성 한번 질러봅시다!”

17일 오후 7시30분 거센 빗줄기에도 5·18 민주화운동 최후 항전지인 옛 전남도청(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앞에 시민들이 모여 5·18 민주화운동 39주기 전야제를 치렀다.

사회자는 “진실을 규명하기가 이렇게 어렵다. 39년째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민주시민을 조롱하고 있다. 하지만 누가 이기겠나. 내년 40주년에는 진실을, 진상을 명백하게 규명하고 우리가 승리했다고 발표하는 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은 5·18 민주화운동 관련 망언을 한 의원들의 징계를 지연시키고 5·18 진상규명위원회 활동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 가운데 황교안 대표가 18일 39주기 기념식 참석을 결정하면서 핍박하는 모습을 보이며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17일 오후 8시경 광주광역시 옛 전남도청에서 바라본 전야제 인파. 사진=금준경 기자.
▲ 17일 오후 8시경 광주광역시 옛 전남도청에서 바라본 전야제 인파. 사진=금준경 기자.

이날 전야제는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지도부와 이용섭 광주시장,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등이 참석했다. 같은 시각 자유한국당은 대전에서 문재인 정부 규탄 집회를 열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자유한국당은 숙제를 하고 학교에 가야 한다. 숙제를 하지 않고 학교에 오는 건 잘못”이라며 “그럼에도 광주전남 시민들이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이런 것이 바로 5·18 정신이라는 걸 보여야 한다”며 시민들에게 당부했다.

박지원 의원은 “제가 5·18 특별법 개정안을 20대 국회 최초로 대표발의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역사는 정리되지 않는다. 더욱이 5·18 진상조사위 구성을 제대로 해야 역사로 바로선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전두환 전 대통령의 광주 방문, 군의 시민 선동 등 새롭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 “진실이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전야제에 참석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천정배 의원 등 민주평화당 의원과 당직자들. 사진=금준경 기자.
▲ 전야제에 참석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천정배 의원 등 민주평화당 의원과 당직자들. 사진=금준경 기자.

시민들도 한국당을 강력하게 규탄했다. 보수적폐청산 대학생 행동단은 ‘황교안 오지마’ ‘황교안은 사죄하고 당장 사퇴하라’ 현수막을 내걸었다. 전야제에 앞서 진행된 행진 때 시민들은 ‘자유한국당 박멸하라’ ‘황교안은 광주 오지 말고 군대를 가라’고 외쳤다.

금남로 일대에는 ‘공수놈들 물러가라!’ ‘비상계엄 즉각 해제하라’ ‘광주사태 진실로 보도하라’ 등 당시 상황을 떠올리게 하는 현수막과 더불어 ‘역사왜곡 자유한국당 사죄하라!’ ‘나베는 일본으로~!’ ‘5·18 망언 너희가 괴물이다’ 등 한국당 규탄 현수막이 많았다. 

▲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들의 횃불 시위 재현 퍼포먼스. 사진=금준경.
▲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들의 횃불 시위 재현 퍼포먼스. 사진=금준경.
▲ 5.18 민주화운동 당시 택시 기사들의 경적 시위 재현 퍼포먼스. 사진=금준경 기자.
▲ 5.18 민주화운동 당시 택시 기사들의 경적 시위 재현 퍼포먼스. 사진=금준경 기자.
▲ 5.18 민주화운동 당시 버스 시위 재현 퍼포먼스. 사진=금준경 기자.
▲ 5.18 민주화운동 당시 버스 시위 재현 퍼포먼스. 사진=금준경 기자.
▲ '보수적폐청산 대학생 행동단'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광주 방문에 반발하는 현수막을 펼쳐 보이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 '보수적폐청산 대학생 행동단'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광주 방문에 반발하는 현수막을 펼쳐 보이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이날 전야제는 비가 쏟아져 행사를 대폭 축소해 사회자 발언, 퍼포먼스, 민중가요 제창 등 일부만 진행했다. 퍼포먼스는 시민군으로 분장한 시민들이 횃불을 들고 5월의 노래, 임을위한 행진곡 등을 부르며  1980년 5월16일 횃불 시위인 민족민주화성회를 재현하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당초 세월호 엄마, 위안부 소녀와 함께 손을 잡고 도청으로 진군하는 퍼포먼스와 5·18 진실 규명 및 역사왜곡특별법 제정 촉구 행사 등이 예정됐으나 우천으로 취소됐다.

국가보훈처는 오는 18일 오전 10시 5·18 민주 묘지에서 39주기 기념식을 개최한다. 광주시민단체들이 황교안 대표 참석 저지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혀 충돌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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