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15일, 채널A ‘김광현의 탕탕평평’에 출연해 자신을 1980년 5월 광주에 침투했던 북한특수군으로 소개한 김명국(가명)씨는 여전히 행방을 알 수 없다. “광주폭동 참가했던 조장, 부조장들은 군단 사령관도 되고 그랬어요.” 그가 채널A에서 했던 말을 시작으로, 공론장에 발도 못 붙이던 ‘5·18북한군 개입설’은 확산됐고, 지난 2월엔 국회 안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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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양심선언에 따르면 광주는 ‘선택’됐다. 허장환씨는 지난 16일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전두환씨 입장에서 정권 찬탈을 위해 광주를 타겟으로 삼아야 되는 필연성이 있었다”며 광주학살이 “필연성에 목표를 둔 명확한 시나리오”라고 주장했다. 광주는 야당지도자 김대중의 연고지였다. 허씨는 당시 북한의 소행으로 알려진 전남도청 독침 사건도 신군부의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모든 사료는 ‘5·18 북한군 개입’ 가짜뉴스의 출발점으로 전두환씨를 지목한다. 비판여론은 거세다. 지난 16일 리얼미터가 tbs교통방송 의뢰로 전국 유권자 501명을 대상으로 5·18왜곡처벌법 제정에 찬반을 물은 결과 찬성이 60.6%, 반대는 30.3%였다. 법안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에도 불구하고 찬성여론이 반대여론의 두 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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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김대중평화센터(이사장 이희호)는 지난 3월 이주성씨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소했다. 이씨는 ‘보랏빛 호수’란 책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5·18 당시 김일성에게 북한군 특수부대 파견을 요청했고, 15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북한군이 김대중 후보 당선을 도왔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 이씨는 각종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탈북군인에게 직접 듣고 취재한 내용이라며 이런 가짜뉴스를 확산시켰다.
김대중평화센터는 “5·18 민주화운동은 이미 입법적·역사적·사법적 평가가 모두 이루어졌고, 김대중 대통령도 이른바 ‘김대중내란음모 사건’에 무죄를 받았음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강조한 뒤 “어떠한 근거도 없이 허위사실을 출판물에 적시하고 유포하는 것은 명백한 역사 왜곡이며 용서받지 못할 범법 행위”라며 무관용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2013년 유사한 주장을 했던 지만원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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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의원은 지난 15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김명국을 직접 만난 적은 없다. 하지만 (김명국) 심문에 참여했던 당시 북한 특수부대 출신 전문가로부터 (김명국씨가) 북한 특수부대 출신이 아니라는 걸 직접 들었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김명국씨나 이주성씨 같은 탈북자들의 허위주장 배경을 두고 “돈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군 개입설이 본격 확산된 시기는 2013년 채널A 방송 이후다. 현재 1980년 광주에 직접 침투했던 북한군이라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사람은 김명국씨가 유일하다. 이미 지만원씨의 ‘광수 600명’가짜뉴스는 ‘용도 폐기’돼 놀림감이 된 지 오래다. 김명국씨를 찾아내면 ‘5·18가짜뉴스’는 사실상 끝을 맺을 수 있다.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이 역할을 할 수 있는 언론사가 채널A와 동아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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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와 동아일보는 지금이라도 ‘2013년 채널A 허위방송’과 관련해 조사단을 꾸려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 39년 전 신군부에 의해 억울하고 허망하게 죽어간 망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예의다. 이를 위해 6년 전 김명국씨를 직접 만났던 김광현 동아일보 논설위원부터 조사해야 한다. 그는 지금 동아일보 편집국에서 칼럼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