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노는 고참’, ‘월급 루팡’은 없다고 KBS가 선언했다.

KBS는 시니어 현황을 파악한 후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면서 “이제 KBS에서는 ‘창가족’이 설 자리가 사라진다”고 사보를 통해 밝혔다.

‘창가족’은 1970년대 관리직에서 쫓겨나 창가 쪽으로 내몰린 책상에서 시간을 때우는 직장인의 광경을 일본의 한 신문에서 묘사하면서 생겨난 말이다.

KBS는 “KBS는 오랜 기간 외부부터 ‘방만한 인력 운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제작 환경이 다변화되고 업무량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도 지난 10년간 정규 인력을 대폭 줄여왔지만 KBS를 비효율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현실은 여전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한 비판 중 하나가 상위직급 시니어 인력 운영 문제였다. 보직에서 내려오면 직급에 관계없이 실무를 맡게 된다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소위 ‘노는 고참’들이 많다는 외부의 시선은 가시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KBS는 ‘창가족’으로 인한 업무 비효율화를 막기 위해 지난 2018년 양승동 사장 취임 이후 ‘인력 운영 실태 파악과 시니어 실무 인력 활성화’를 목표로 개선 작업에 착수했음을 강조했다.

KBS는 시니어 개념의 범위를 평직원 중 관리직급·1직급·부장급 이상 보직 경험자로 설정하고 KBS 본사에 420여명 시니어가 있다고 파악했다. KBS는 420여명이 속한 부서와 협의해 업무 내역을 전수 조사했다. 그리고 새로운 업무를 배정하거나 기존 업무를 보도록 했다. 개선 작업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진행했고 “부서 재배치, 직정 업무 및 독립적 업무 재부여, 제작 현장 투입 등으로 새로운 근무 동기를 부여했다”는 게 KBS의 평가다.

KBS는 420여명 중 129명을 숙련된 지식과 경험을 발휘하기 적합한 시니어에 특화된 전문 직무 30개와 3개팀에 배치했다. KBS는 “시니어 전문 업무는 향후 부서 평가 가점, 개인 평가 및 포상, 퇴직자 재고용 우대 등의 인센티브를 통해 시니어들의 적극적 동기 부여와 자긍심을 높이는 방향으로 운영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 KBS 본관 전경.
▲ KBS 본관 전경.
KBS는 지난 10년 동안 퇴직자가 증가하고 신규 채용을 억제해 600여명 인원이 감소된 상황이다. KBS는 “그동안의 인력 감축만으로도 소위 ‘창가족’, ‘노는 고참’은 발붙이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분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인력 운영의 비효율적 요소를 집중적으로 파악하고 대안을 마련해 개선하는 작업을 1년에 걸쳐 진행해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KBS는 “지금까지 KBS는 시니어들에게 제대로 된 역할과 자긍심을 부여하는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피상적으로 유휴인력으로 간주하는 관행이 존재해왔다. 이것이 선후배간의 불만과 불신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회사는 향후 시니어 운영 전담 직원을 두고, 시니어 전문 업무의 분야, 순환 배치. 인센티브, 전문가 제도 연계 등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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