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문빠, 달창’ 등 문대통령 지지자 비하발언을 두고 막말, 험한 말로 혐오를 부추기고 국민을 분열시키는 정치라며 희망을 못준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13일 청와대 여민1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막말과 험한 말로 국민 혐오를 부추기며 국민을 극단적으로 분열시키는 정치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한다”며 “특히 대립을 부추기는 정치로는 미래로 나아갈 수 없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험한 말의 경쟁이 아니라 좋은 정치로 경쟁하고, 정책으로 평가받는 품격 있는 정치가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대구 장외집회에서 “대담할 때 KBS 기자가 물어봤는데 그 기자가 요새 문빠, 달창들에게 공격당하는 거 아느냐”며 “대통령한테 독재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지도 못하냐. 묻지도 못하는 거, 이게 바로 독재 아니냐”고 주장했다. 달창은 문재인 지지자들을 비하하는 여성혐오 표현이다.

특히 지난 70년간의 경제발전과 민주화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우리의 성취는 아직은 구멍이 뚫린 데가 많다”며 낡은 질서 속의 익숙함과 단호히 결별할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재벌중심의 경제체제를 지목해 “선진국을 빠르게 따라가면 고도성장할 수 있었던 추격형 경제의 익숙함을 버리지 않고는 저성장의 덫을 벗어날 수 없다”며 “다수의 희생 위에 소수에게 기회와 혜택을 집중했던 특권 경제의 익숙함을 깨뜨리지 않고는 불평등의 늪을 헤쳐 나올 수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양극화 심화와 저출산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공존과 상생의 포용국가를 제시하고, 기초생활 보장을 넘어 기본생활 보장으로 정책의 지평을 넓혔다며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면서 아이에 대한 투자와 어르신 지원, 치매국가책임제와 병원비 걱정 없는 사회 등 우리 사회의 포용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있다고 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주력한 결과 이 흐름은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는 평가도 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청와대 여민1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청와대 여민1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2년 간 큰 틀을 바꾸고, 새로운 정책을 내놓는 데 중점을 뒀으나 성과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소용없는 일이라며 그동안 정부가 발표한 정책이 현실화 되도록 속도를 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정책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참여로 이어지도록 정책의 수혜자들이나 이해당사자들과 대화와 소통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국민 눈높이에서 정책 홍보를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정치권을 두고 안타깝다며 “촛불 이전의 모습과 이후의 모습이 달라진 것 같지 않다. 분단을 정치에 이용하는 낡은 이념의 잣대는 그만 버렸으면 한다”고 비판했다.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11일 오후 대구 장외집회에서 문재인 지지자 비하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자유한국당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11일 오후 대구 장외집회에서 문재인 지지자 비하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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