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정 KBS 기자의 문재인 대통령과 대담 인터뷰를 놓고 KBS 시청자 게시판에 비판이 쏟아졌다. KBS가 시청자의 지적 사항에 응답하려고 만든 시청자 청원 게시판도 송현정 기자 관련 글이 무더기 쏟아졌다. 이런 가운데 KBS 시청자 게시판의 글이 이유 없이 삭제됐다는 주장이 나와 경위를 파악 중이다.

KBS 시청자상담실 자유게시판에 따르면 대담이 있었던 9일부터 10일 오후까지 약 400여개의 게시물이 달렸다. 대부분 송 기자를 질타하는 내용이다. 10일 오후 가장 최근에 올라온 게시물은 “송현정 기자의 시종일관 잔뜩 찌푸린 얼굴 표정과 질문이후 대통령님의 답변 중에 말자르기식 인터뷰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도저희 용납이 되지 않습니다. 시청자의 이름으로 공개적인 사과와 해명 요구 합니다”라는 내용이다.

시청자상담 일일보고서에 따르면 “문 대통령 집권 2주년을 평가하고 향후 국정철학에 대한 대담 프로그램이라서 기대를 가지고 시청을 했다. 그런데 진행자가 민생 현안과 국정 구상에 대한 질의를 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의 답변을 자르고 독재자라는 자극적인 표현을 해서 보기에 불편했다”라는 내용으로 271명이 상담 의견을 냈다. 상담 유형별로 보면 유선전화로 828건이 접수됐다. KBS에 따르면 평소보다 이례적으로 많은 숫자다.

시청자 게시판과 별도로 KBS 시청자 권익센터가 운영하는 시청자 청원에도 송현정 기자와 관련한 글이 40여개가 올라왔다. 시청자 청원은 청와대 청원 게시판과 비슷하게 일정수의 동의를 얻으면 담당자가 답변을 하도록 의무화한 공간이다.

가장 많은 동의를 받은 송현정 기자 관련 글은 “대통령의 발언중 진행자가 계속해서 말을 끊거나 '독재자' 라는 단어를 사용하는것이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한 시간 동안 시청하면서 진행자의 의견은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느낌이라는것을 지울수 없다”며 “KBS내에서 진행자를 어떠한 방식으로 선발했고, 준비된 질문은 시청자에게 부정적인 스탠스를 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것인지 아니면 진행자의 개인적인 의견인지도 정확하게 알려주라”라는 내용이다. 관련 글엔 1만4천여 명이 동의했다.

“취임 2년만에 대담에 나온 대통령을 상대로 국민들이 원하는 질문들이 아니라 시종일관 공격적인 언행, 질문 후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말 끊기, 적대감 어린 표정으로 시청하고 있는 내내 불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진행자로서의 기본적인 태도조차 지키지 않아 유익해야 할 방송을 시청하기 어렵게 만든 송현정 기자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한다”는 글도 1만1000여명이 동의했다.

▲ KBS시청자 상담실 자유게시판.
▲ KBS시청자 상담실 자유게시판.
항의성 게시물이 무더기 삭제됐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한 시청자는 10일 새벽 1시께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온 글 중 상당한 분량이 삭제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시청자는 “공익방송의 바람직한 태도로 볼 수 없으며 묵과할 수 없는 여론조작에 다른 아닌 것”이라면서 “철저히 조사하고 결과를 당시 게시글을 달았던 시청자에게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한편 책임자와 실무자에 대한 납득할만한 수준의 조치를 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KBS는 경위를 파악 중이다. KBS 시청자상담실 자유게시판이 아닌 ‘대통령에게 묻는다’ 프로그램 시청자 게시판의 글이 삭제됐다는 얘기가 있어 전후 사정을 파악 중이지만 제작팀은 부인했다. ‘대통령에게 묻는다’ 프로그램 게시판에서 송현정 기자 관련 글은 무려 2600여개가 달렸다. KBS 시청자 상담실은 “시청자 상담실 게시판이나 프로그램 시청자 게시판 어디에서도 삭제된 것은 없다. 민원인이 말하는 게시판이 어디를 말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KBS보도국 안에서도 인터뷰 논란에 의견이 분분하다.  10일 오전 국부장단 편집회의에서 인터뷰를 두고 다양한 평가를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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