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 2년이 지난 가운데 청와대에 접수된 정보공개청구 10건 중 1건(약 9.8%)을 비공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의 정보 비공개 답변율은 문재인 정부 첫해보다 두 번째 해에 다소 상승했다. 박근혜 정부 1~2년차(2013~2014년) 청와대의 비공개 답변율(25%)에 비하면 낮은 수준으로 정권교체 이후 청와대 문턱이 낮아졌다고 볼 수 있다.

미디어오늘이 청와대(대통령비서실·대통령경호처)에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난 2017년 5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정보공개청구 처리현황’을 정보공개 청구했다. 청와대 답변을 종합하면 전체청구건수 980건 중 청와대는 96건(9.8%)을 비공개했다. 청와대는 업무와 관련 없는 상습·반복 청구를 제외했다. 2019년 4월 통계는 4월5일까지 접수한 처리현황을 기준으로 공개했다.

▲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구체적으로 문재인 정부 첫 1년인 2017년 5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청와대에 접수된 정보공개청구 중 비공개 답변율은 약 8%(전체청구건수 484건 중 39건)를 차지했다. 2년째인 2018년 5월~2019년 4월까지 청와대에 접수된 정보공개청구 중 비공개 답변율은 약 11.5% (전체청구건수 496건 중 비공개 57건)로 약간 늘었다.

이는 박근혜 정부 1~2년차 청와대의 비공개 답변율보다 낮은 수치다. 미디어오늘이 2015년에 입수한 ‘청와대의 정보공개 처리현황’을 보면 2013년 청와대에 접수된 정보공개청구 중 비공개 답변율은 27%(전체청구건수 86건 중 비공개건수 23건), 2014년도 청와대에 접수된 청구건수 141건 중 비공개 답변도 35건으로 25%를 차지했다.

▲ 지난 2013년 6월 박근혜 대통령이 정부3.0 비전선포식에서 정보공개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KTV 갈무리
▲ 지난 2013년 6월 박근혜 대통령이 정부3.0 비전선포식에서 정보공개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KTV 갈무리
▲ 최근 전체 공공기관 연도별 정보공개 처리 현황. 정보공개연차보고서는 다음해 9월경 나오기 때문에 아직 2018년 통계는 발표하지 않았다. 자료=2017년 정보공개연차보고서
▲ 최근 전체 공공기관 연도별 정보공개 처리 현황. 정보공개연차보고서는 다음해 9월경 나오기 때문에 아직 2018년 통계는 발표하지 않았다. 자료=2017년 정보공개연차보고서

그럼에도 청와대의 비공개 답변율은 전체 공공기관의 비공개 답변율보다 높은 편이다. 정보공개연차보고서를 보면 최근 전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청구 비공개 답변율은 보통 4%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정보공개법)에도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는 원칙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7년 7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정보공개 및 기록관리 제도도 전면 개편하겠다”며 정보공개 확대 뜻을 밝혔다.

청와대가 밝힌 비공개 답변사유를 보면 대부분 정보공개법 제9조(비공개대상정보) 1항에 근거했다. ‘국가안전보장·국방·외교 등 국익침해(제9조 1항 2호)’가 34건으로 가장 많았고, ‘개인의 사생활·자유 침해 우려(1항 6호)’가 17건으로 뒤를 이었다. ‘다른 법률 등에서 비공개 사항으로 정한 정보(1항 1호)’나 ‘공정한 업무수행 지장(1항 5호)’도 각각 14건이었다. ‘진행 중인 재판관련 정보(1항 4호)’가 3건, ‘영업상 비밀(1항 7호)도 2건으로 나타났다.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목적 외 용도로 이용해선 안 된다는 개인정보보호법 제19조를 근거로 든 것도 6건, 대통령 경호처 직원들의 경우 인사 등 일부 정보를 외부에 알리지 않는다는 취지의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제14조에 따른 비공개도 2건이었다.

다만 정보부존재 답변비율이 2년간 총 481건(49%)이나 나타난 건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정보부존재’의 경우 물론 국민들이 정보공개청구를 적확하게 하지 못한 원인이 크다. 하지만 국민들이 청구한 형태의 자료가 없어 정보부존재 처리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정부가 국민 개개인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는 최근 흐름에 맞지 않는 모습이다. 정보부존재 처분을 받으면 청구자는 이의신청 등 추가 대응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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