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 모아 태산이다. 한 분 한 분이 모여서 아직 태산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대사관 앞에 평화비도 세우고, 박물관도 열게 되었습니다. 박물관은 우리들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들의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후손들이 자라서 과거에 이러한 비극이있었구나 하는 역사의 평화의 공부방이 되도록 협력해 주세요.”

지난 2012년 5월5일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개관식 당시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 할머니(1926~2019) 축사다.

일본군성노예문제해결을위한정의기억연대(정의기억연대) 부설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이 개관 7년을 맞아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 추모와 기억전’을 개최한다.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은 지난 2012년 5월 문을 열고 일본군성노예(위안부) 생존자들의 역사를 기억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이번 특별전시회는 지난 1월28일 세상을 떠난 여성인권운동가 고 김복동씨의 삶을 조명한다.

▲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서 오는 8일부터 6월8일까지 열리는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 추모와 기억전' 포스터
▲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서 오는 8일부터 6월8일까지 열리는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 추모와 기억전' 포스터

김씨는 1940년 만 14살의 나이로 일본군에 끌려가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지를 돌다 약 8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1992년 자신의 피해사실을 공개한 김씨는 아시아연대회의, 오스트리아 빈 세계인권대회 등에 참석해 전시 성폭력 문제를 알렸다.

이번 특별전은 일본군성노예 생존자에서 여성인권운동가로 거듭난 김씨의 삶을 따라가는 형식의 전시로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에 위치한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서 오는 8일부터 6월8일까지 한달간 열린다.

박물관 지하 1층과 2층에 마련한 ‘나는 희망을 잡고 살아, 나를 따라’라는 주제의 전시는 김씨의 증언 영상과 그가 활동하며 남긴 촌철살인같은 주옥같은 말, 젊은 시절의 사진 등이 있다.

이어 1층 뜰에는 ‘불꽃처럼 나비처럼’이라는 주제로 ‘지나온 삶에 대한 추억과 감정이 서린 말과 그림’, ‘활동사진’, ‘활동연표’ 등으로 김씨의 생애와 활동을 따라 관람객이 걷게 된다.

1층 내부는 ‘나 훨훨 날아가오’라는 주제로 지난 1월28일 별세 이후 5일 동안 진행한 시민장을 다시 돌아보는 공간이다.

특히 이번 전시를 위해 제작한 포스터는 김씨 생전 모습과 함께, 장례식 기간 시민들이 작성한 2000여 개의 나비메시지로 어우러져 “내가 김복동이다”라는 의미를 담았다.

이번 전시 개막식은 오는 9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한편 정의기억연대와 뉴스타파가 공동기획한 영화 ‘김복동’이 2019년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에 초청받았다. 김씨가 자신의 피해사실을 알린 1992년부터 2019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의 삶을 그린 이 영화는 5월 6·8·10일 세차례 상영한 뒤 오는 8월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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