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패스트트랙 국회 점거 사태 이후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해산 청원 외에도 두 당 또는 대표 인물을 겨냥한 패러디성 청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3일 오후 6시40분 현재 ‘자유한국당 정당해산 청원’의 청원동의 규모는 174만 9000명을 돌파했다.

이에 자유한국당 지지자들도 맞불 세 대결에 나서면서 ‘더불어 민주당 정당해산청구!!’의 청원동의 규모는 29만 5000명을 넘겼다. 지난달 29일 시작된 이 청원의 만료일은 오는 29일까지다. 이와 함께 유사 더불어민주당 해산 청원이 2건 정도 더 있다. 같은날 시작된 ‘좌파독재정당 더불어민주당을 해산시켜주세요’ 청원글의 청원규모는 3만명 가량이다. ‘더불어민주당 해체 동의하시길 부탁드립니다’라는 청원도 같은날 시작돼 현재 2만 8000명 선이다.

이와 함께 자유한국당 전 의원의 극단적인 발언을 단죄해달라는 청원도 나왔다. 김무성 전 자유한국당 의원은 2일 서울역광장 4대강 보 해체 저지 범국민대회에서 “4대강 보 해체를 위한 다이너마이트를 빼앗아서 문재인 청와대를 폭파시켜 버립시다. 여러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청원인은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김무성 전 의원을 내란죄로 다스려주십시오’라는 글을 올려 “현직 국가 수장의 집무/주거 공간을 다이너마이트로 폭파하겠다는 발언이 내란이 아니라면, 역으로 어떤 행위가 내란이 될 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형법상 내란(87조) 예비음모선동선전(90조) 조항을 소개했다. 그는 87조와 90조 어디조항에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며 국가의 기강을 이번 기회에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청원 규모는 2만4000면을 넘겼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이 삭발을 하자 이번엔 한 청원인이 지난 1일 ‘자유한국당 나경원 대표님도 삭발 부탁드립니다’라는 글도 올라왔다. 청원동의 규모가 사흘만에 5만8000명을 넘겼다.

이밖에도 지난달 30일 ‘자유한국당이 의원직 총사퇴 약속을 꼭 지켜주시기 바란다’는 청원도 1만1000명 가량 동의를 받았다.

반대로 지난달 30일 올라온 청원글 가운데엔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을 청원합니다’라는 청원도 나왔다. 나흘만에 6만7000명을 돌파할 정도로 결집하고 있다.

이를 두고 국민의 정치적 의사표현과 관심이 분출되고 있는 현상이라는 평가와 함께, 특정 정치인을 공격하거나 조롱하기 위한 소재로까지 청원 게시판을 활용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자유한국당 해산 청원에 담긴 국민의 여론을 엄중히 받아들여야 하지만, 이를 통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용도로 활용하려 하다보면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답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의 취지가 퇴색될 수 있기 때문이다.

▲ 김무성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2일 광화문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JTBC 뉴스 영상 갈무리
▲ 김무성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2일 광화문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JTBC 뉴스 영상 갈무리
▲ 김무성 전 자유한국당 의원을 내란죄로 다스려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 김무성 전 자유한국당 의원을 내란죄로 다스려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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