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 아침 경향신문 1~3면 노동자 위한 지면

5월1일 노동자의 날, 중앙일간지 가운데 노동자에게 가장 많은 지면을 할애한 신문은 경향신문이었다.

경향신문은 노조를 만들기도, 유지하기도 어려운 어린이집 교사들의 ‘노조할 권리’를 찾아서, 경기도의 한 시립어린이집 교사들이 노조를 만들고 지켜나간 사례를 1면과 3면에 걸쳐 소개했다.

▲ 1일자 경향신문 1면.
▲ 1일자 경향신문 1면.
경향신문은 1면 기사에 ‘단체교섭 처음 요구한 날, 원장의 눈빛이 흔들렸다’는 제목에, ‘노동절 기획’이란 문패를 달았다.

경향신문은 5개반을 운영하는 어린이집 교사 4명이 노조에 가입해 원장의 반발과 학부모의 우려 섞인 시선 속에 단체교섭을 해나가는 모습을 그렸다. 육아휴직 마치고 복직한 한 교사는 “어떻게 돌아올 생각을 하느냐”는 원장의 싸늘한 눈빛과 마주쳐야 했다. 이들은 제대로 된 출퇴근 시간과 연차 사용 같은 노동법에 나와 있는 당연한 권리를 찾고자 했다.

경향신문은 이날 2면엔 헬멧, 전화기, 목장갑 등 노동 도구를 나열하고 이 물건들과 연결된 노동자를 찾아가는 방식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가치를 되새기는 기획기사를 전면에 배치했다.

▲ 1일자 경향신문 2면.
▲ 1일자 경향신문 2면.

경향신문은 3면엔 지난 1년 동안 민주노총에서 이뤄진 노동상담 7172건을 분석한 결과 아직도 권리를 못 찾는 노동자들이 많다는 소식을 전했다. 경향신문은 이날 ‘경사노위 공전 속에 맞이하는 착잡한 노동절에’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에 뛰고 있는 노동자를 위해 “정부도 사회적 대화기구에만 맡길 게 아니라 약자인 노동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 기사 없고, 조선일보 연휴에 붐비는 출국장 사진만

노동자의 날을 기념할 기사를 단 한 건의 지면기사도 쓰지 않은 신문은 중앙일보였다. 

조선일보는 경제면에 노동자의 날을 맞아 징검다리 연휴가 시작하자 인천공항 출국장에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는 사진기사를 경제1면에 썼을 뿐이다. 대신 조선일보는 이날 경제1면에 ‘계속 파업하다간 망한다, 르노삼성 수십명 노조 탈퇴’란 제목의 기사를 썼다.

▲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세계일보 12면, 조선일보 경제1면, 동아일보 12면.
▲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세계일보 12면, 조선일보 경제1면, 동아일보 12면.

동아일보는 이날 경제섹션 5면에 ‘김용균법과 근로자의 날’이란 제목의 외부기고만 실었다. 이 기고는 박인호 용인한국외대부고 교사가 학생들 교육용으로 썼고, NIE 지면에 실렸다.

매일경제신문은 이날 29면에 ‘근로자의 날 열심히 일한 203명 훈포장’이란 제목으로 고용노동부의 시상식 기사를 썼다.

세계일보는 이날 11면에 해고돼 복직을 위한 1인 시위에 나선 사람들을 소개했다. 세계일보는 기타를 만들다 해고돼 13년 동안 거리를 헤매다 엊그제 겨우 명예복직에 합의한 콜트 콜텍과 세종호텔 해고노동자, 공무원노조 해고자들을 만난 노동자의 날에 걸맞는 기획기사를 썼다.

한겨레는 이날 1면 사이드기사와 9면에 이어진 기사에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야간작업하다가 숨진 20대 청년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가 고려대에서 가진 토크콘서트 소식을 노동절 기획으로 다뤘다. 한겨레는 민주노총의 1년치 노동상담 분석결과는 13면에 사진기사로 보도했다.

▲ 1일자 한겨레 9면.
▲ 1일자 한겨레 9면.

한겨레는 서울시가 짓고 전태일재단이 운영하는 전태일 기념관 개관식 소식을 9면에 배치했다. 이 소식은 경향신문도 11면 머리기사로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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