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한 세파스띠안 삐녜라 칠레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문 대통령의 노력을 평가했다. 삐녜라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국방분야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국과 칠레 국방부 장관은 국방협력협정을 체결했다.

양 정상은 29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언론발표 및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공동성명에서 삐녜라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달성하기 위한 문 대통령의 리더십과 노력을 평가했다. 양 정상은 모든 당사국과 이 지역의 평화 정착, 사회·경제 개발, 안보, 복지를 추구하는 과정에 있어 대화가 핵심적인 요소라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사태와 관련해 양 정상은 이 문제가 중남미 지역 안정에 미치는 여파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고, 문 대통령은 중남미의 민주주의와 통합을 증진하기 위한 삐녜라 대통령의 주도적 역할을 평가했다. 양 정상은 양국이 민주주의 가치와 법치, 인권 보호와 증진, 다자주의, 역내 및 국제평화와 안보의 증진에 기여해나갈 것임을 재확인했다.

양 정상은 △국방협력 협정 △전자정부협력 양해각서 △교통협력 양해각서 △ICT협력 양해각서의 서명한 것을 환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칠레를 두고 “한국에게 아주 각별한 우방으로, 남미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대한민국 정부를 승인했으며, 한국전쟁 때 도움을 줬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삐녜라 대통령과 논의한 내용에 관해 한국과 칠레가 각각 아시아와 중남미 지역을 대표하는 경제 허브인데, 한국이 ‘태평양동맹’에 준회원국이 되면, 양 지역을 연결하는 FTA 네트워크가 구축된다며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경제협력 기반이 마련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태평양동맹(Pacific Alliance)은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 칠레 4개국이 2012년에 결성한 지역경제 동맹으로 중남미 총 GDP의 38% 및 무역의 50% 점유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또 현재 칠로에섬과 본토를 연결하는 ‘차카오 교량’ 건설사업을 한국 기업이 맡고 있는 점을 들어 칠레 교통, 정보통신 등 인프라 개발 사업에 더 많은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전자정부, 4차 산업혁명 대응, 사이버안보, 기후변화 대응 등 잠재력이 큰 4대 주요분야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번에 양국 간에 ‘국방협력협정’을 새롭게 체결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경제·통상에서 국방 분야까지 협력의 지평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삐녜라 칠레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수교한지 56년 된 한국을 두고 이 기간 동안 협력과 우정만 있었던 게 아니라 가까이서 관찰해왔고, 한국이 이룩한 것에 존중을 금하지 못한다고 칭찬했다.

삐녜라 대통령은 협력 요청 대상으로 사이버 안전에 관심이 많다며 칠레에는 사이버 안전이 걱정 문제 중의 하나라고 지목했다. 현재 아르헨티나와 브라질과 협력을 추진하고 있지만, 한국과 더 긴밀하게 협력을 했으면 한다고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과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삐녜라 대통령은 “국방 분야에도 저희는 협력하는 그런 관심 분야가 있고, 디지털 병원, 한국이 디지털 병원에서 많이 앞서가 있기 때문에 저희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우리 국방부장관과 칠레 외교부장관은 국방협력협정을 맺고 협정문에 서명했다. 청와대는 협정 주요 내용을 두고 △협력원칙(상호・호혜주의) 및 범위(군사교육 및 훈련, 방산 및 군수 등) △비용부담 △지식재산 보호 △군사비밀 정보 보호 등에 관한 규정을 기반으로 양국 간 국방협력 확대 등이라고 소개했다.

국방협력협정은 베네수엘라 사태 등 남미의 불안한 상황 등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ICT 협력 MOU 주요 내용은 △빅데이터·5G 이동통신·인공지능 분야 협력 △클라우드 컴퓨팅, 사물인터넷 분야 협력 △정보보호 및 사이버 보안, 정보격차 해소 관련 협력 △디지털 방송 전환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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