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골드라인운영(주). 아직은 생소한 이 회사는 김포도시철도 운행과 유지관리를 한다.

김포시와 서울교통공사간 5년 계약 종료 후(2024년 7월말) 회사가 공사로 전환될 거란 소문도 돌았고, 경기도지사가 경기교통공사를 설립할 거란 뉴스도 접했다. 기대가 없다면 거짓이겠으나,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기대로 하루하루를 버티기에 내가 속한 회사의 현실은 너무도 참담하다. 무엇보다 안전한 철도운영을 지속하기에 취약하다.

▲ 김포도시철도 사업개요. 사진=김포시청 홈페이지
▲ 김포도시철도 사업개요. 사진=김포시청 홈페이지
최저 운영비는 왜 문제인가?

무인 경전철 운영 실적이 없던 서울도시철도공사(서울교통공사 전신)는 1013억원 최저 운영사업비(개통준비기간 및 개통 후 5년)로 김포시의 열차 운행과 유지관리를 맡을 위탁사업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1013억원 운영사업비 중 부속사업 수입액 및 서울교통공사 준비단 비용 등을 빼면 실제 5년간 운영비는 약 849억원으로 1년 운영비는 170억원(2019년 총원 218명)에 불가하다. 물론 단순비교는 어렵겠지만 용인경전철 254억/년(정원 179명), 의정부 경전철 214억/년(정원 104명), 9호선 2·3단계 238억/년(정원 248명) 등 다른 곳과 비교해 김포골드라인운영(주) 운영비는 철도 운영기관 중 전국 최저다.

결국 철도 운영기관의 최저 운영비는 최저임금, 최저 운영인력, 높은 업무강도, 전문 인력 이탈로 이어지고 낮은 유지관리비 책정에 따라 안전점검 미흡, 고장발생률 증가, 예기치 않은 사고 등 안전 문제를 낳을 것이다.

하루 평균 8만8000명의 김포시민이 이용하는 무인 경전철 김포도시철도가 최첨단 차량이라서 안전한 건 아니다. 혹자는 “아직 개통전이고 운영 문제도 드러나지 않았는데 아쉬운 소리만 하냐?”고 할 수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아직 개통전이지만 인천지하철 등 개통 직후 발생된 수많은 철도사고 선례가 있다.

전국 최저 운영인력 9.5명/km

운영인력 산정은 지리적 특성, 지역 경제, 인구 밀집도, 주요 교통수단, 향후 발전가능성 등 여러 요인이 있어 다른 곳과 단순 비교가 적당치 않겠지만 철도 분야에서 인력보유의 적정성을 평가하는데 흔히 전체 열차운행구간 선로길이와 총 유지관리 인력을 비교한다. 김포도시철도(총연장 23.67km, 정거장 10개소, 차량기지 1개소)의 km당 유지관리인원은 9.5명/km으로 우이신설 경전철(주) 16.2명/km, 9호선 2,3단계 18.8명/km, 서울교통공사 56.7명/km 등과 비교해도 전국 최소인력이다. 이는 모회사인 서울교통공사 km당 유지관리 인원의 17%에 지나지 않는다.

▲ 김포도시철도 차량 디자인. 사진=김포시청 홈페이지
▲ 김포도시철도 차량 디자인. 사진=김포시청 홈페이지
김포골드라인운영(주)는 전국 최저 운영비에 따른 유지관리를 위해 3조2교대의 근무편성에 적정 인원을 배치하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건축 9명, 토목 9명, 궤도 9명의 분야별 전문 인원을 산정하지 않고 건축 3명, 토목 3명, 궤도 3명의 총 9명을 한 팀으로 구성해 유지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더불어 부족한 유지관리인원을 별도의 외주용역으로 보완하지도 않는다. 비전공자가 타 분야의 업무수행을 겸하며 점검 회수를 채워가는 형태다.

최저인력에 따른 업무강도의 증가는 결국 전문인력의 이탈을 부추기거나 제대로 된 유지관리를 못해 안전문제를 낳을 우려가 있다.

서울교통공사 자회사 임금이 시급 8600원?

NCS(국가직무능력표준) 시험을 거쳐 공개채용된 김포골드라인운영(주) 사원 임금은 2019년 최저임금인 시급 8350원(월급 174만5150원)보다 250원 많다. 근속년수에 비례해 임금이 오르는 호봉제도 아니고, 결원이 발생하지 않는 한 진급도 매우 제한적이다. 사원 직급으로 물가 상승률 3%가 반영된 채 정년까지 일할 직원이 있을까? 결국 2~3년 후 새 직장을 찾아 떠날 것이고 젊은 전문 인력이 찾지 않는 김포골드라인운영(주)은 서울교통공사의 정년퇴직자로 채워질 것이다.

모회사인 서울교통공사의 평균연봉 6700만원과 자회사인 김포골드라인운영(주)의 평균연봉 3100만원은 현 정부가 제시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의 원칙과 너무도 큰 차이를 보인다. 2019년 2월 기준, 입사자의 10%가 이미 이런 현실에 괴로워하며 퇴사했고 일부 직원은 휴일도 반납한 채 아르바이트를 하며 부족한 생계비를 충당한다. 얼마나 이들이 불투명한 미래에 기대어 버틸지 모르겠다.

휴게실? 잠시 눕기만 하면 되는 거 아냐?

김포골드라인운영(주)의 모든 직원은 예정된 7월 개통을 앞두고 마지막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수인계, 최종 안전점검, 하자보완, 교육이수, 영업 시운전기간 교대근무 준비 등 할 일이 산더미인데 벌써 여기저기서 문제가 터진다. 정거장 청소 중 배수관 연결 불량으로 역사 곳곳에서 누수가 발생하고 송수관 연결부가 터지기도 하며, 순회점검차가 운행 중 정지하는 등 개통 전 발생한 장애요인이라 다행히 보완하면 되나 이것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최저 운영비 속에서 실무자는 매번 김포시에 손 내미는 아쉬운 소리를 하고 관리자는 이런 가운데도 실적 챙기기에 바쁜지 더욱 족쇄를 조여온다. 휴게실이 부족해 야간 교대근무자가 적정 휴식을 보장받지 못하는 근무여건에 관리자는 ‘잠깐 누울 자리만 있으면 된다’고 말한다.

최첨단 무인열차 빼곤 모든 것이 ‘최저’인 현실에 최근 노조를 만들었다. 김포도시철도 안전은 자연스레 확보되는 것이 아니다. 적정 운영비와 안전한 철도시설 유지를 위한 적정인력, 가족 생계를 유지할 적정 임금, 적정 휴게시설 보장만이 보다 안전한 김포도시철도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정년보장이 단지 문구로 끝나지 않고 실현되도록 서울교통공사, 김포시, 운영사 관계자들이 잘못된 첫단추를 바로 잡으려는 노력을 통해, 김포도시철도에 김포시민의 따뜻한 관심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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