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업체들이 지역 언론을 차별‧배제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대(對)포털 투쟁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지역신문노동조합협의회가 26일과 27일 이틀 동안 부산에서 개최한 ‘포털·SNS와 지역신문’ 워크샵에서 장호순 순천향대 교수(신문방송학과)는 “포털은 지역 이용자들을 적극 유인하지만 지역뉴스와 정보는 수익 극대화를 위해 최소한으로 줄인다. 우리나라 기업 중 이들처럼 지역 소비자를 무시하고 외면하는 기업은 없다”며 “네이버 모바일 뉴스 화면에서 구독가능한 언론사에 지역신문이나 지역방송은 단 한개도 없다. 네이버에는 지역언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장 교수는 “국민 대다수가 뉴스 입수 경로를 포털로 바꾸면서 지역신문은 더욱더 그 입지가 좁아졌다”며 “특정 지역에만 국한된 뉴스는 조회 수가 낮을 수밖에 없고, 조회수에 기반한 광고수익에 의존하는 포털이 지역뉴스를 배제하고 외면하는 운영방식이 큰 저항 없이 수용되었다”고 말했다.

현재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사고나 엽기적 사고가 아닌 이상 지역의 소식을 포털에서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역 언론이 3000여 개가 있지만 지역 뉴스는 독자들이 읽지 않은 뉴스가 되고 있다는 게 학계의 분석이다. 포털 사업자들이 지역의 뉴스를 외면하면서 결과적으로 중앙의 기득권을 강화해 “지역 사회를 디지털 황무지이자 식민지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진단이다.

장 교수는 포털의 매출액을 공개하면서 공적 책무에는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네이버는 2017년 기준 매출액이 4조 6700억원이다. 지상파 3사의 매출액을 합친 것과 비슷한 금액이다. 네이버 광고 매출은 3조원으로 국내 신문 전체 광고매출액의 2배에 달한다. 포털이 뉴스 생산에 필요한 자본과 인력을 투여하지 않고도 뉴스를 이용해 돈을 벌고 있지만 언론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익적 책무에는 소홀히 하고, 수익극대화만을 노리면서 지역 뉴스 역시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포털업체에 지역뉴스 게재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신문법 개정안이 거론된다. 지난해 5월 한국신문협회는 정부에 ‘이용자 위치 또는 거주지를 반영해 해당 지역언론이 생산한 지역기사를 포털 화면에 게재하라’고 건의한 바 있다.

이날 워크샵은 대포털 투쟁을 선포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전대식 지역신문노동조합협의회 의장은 “이런 추세라면 지역 정치 권력 비판 등 지역문제를 아무리 우리가 보도해도 보도와 동시에 사라질 운명에 처할 것”이라며 “종이신문 구독자 추락이 가속하는 한국사회에서 뉴스의 균등한 유통분배를 통해 지역신문의 저널리즘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대광 전국신문노조협의회 의장도 “그동안 열린 포털 관련 토론회 결과를 포털업체에 설명하고 뉴스 서비스 개선 등을 요구했지만 포털업체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며 “전신노협은 온라인 모바일 뉴스 시장을 교란하고 지역뉴스를 무시하는 대포털 투쟁에 지신노협과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오정훈 언론노조 위원장도 “그간 포털 관련 토론회 세미나에서 나온 결과 등을 수차례 포털에 제안했지만 이들은 모바일에서 지역뉴스를 빼는 ‘만행’을 저질렀다”며 “향후 포털업체 사측을 만나거나, 네이버노동조합 연대 투쟁 등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5월 중 네이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역언론노동자 포털 규탄 결의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역 주민을 상대로 서명운동에도 돌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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