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대변인이라고 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주장에 조선일보가 동조하고 나섰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지랖 넓은 중재자’라 언급했을 땐 아무 반박하지 않다 ‘김정은 대변인’이라 표현한 것만 못참겠다고 한 것을 들어 조선일보는 “이러니 김정은 대변인이라고 하지 않을 수 있나”라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말도 안되는 논리에 일일이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황교안 대표의 김정은 대변인 발언을 두고는 구태정치의 전형이라고 반박했다.
조선일보는 23일자 사설 ‘‘오지랖’은 괜찮고 ‘김정은 대변인’은 못 참는다니’에서 전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황 대표를 향해 “한 번 더 하면 용납하지 않겠다”고 비판하고, 민주당 내에서 “저열하고 치졸한 험담” “공안검사 기질을 못버렸다” 등의 비판이 나온 점을 소개했다.
조선일보는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김정은의 입장을 대변해 주고 있다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공인된 사실”이라며 “동맹국인 미국 의원들이 ‘한국은 동맹국 대신 북한 편을 든다’는 불만을 공공연히 제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조선일보는 북한 김정은이 문 대통령을 겨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라 모욕을 줬을 때는 여권 어디서도 반발이 나오지 않았다며 오지랖은 ‘주제 넘게 끼어든다’는 비아냥거림으로 ‘대변인’보다 훨씬 무례한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이해찬 대표가 “북한은 과거엔 이보다 훨씬 심했다”고 김정은의 ‘오지랖’은 괜찮다는 식으로 말했고, 문 대통령도 “(김정은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구축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고 김정은 연설에 있지도 않은 내용으로 평가까지 했다며 “이러니 ‘대변인’이라고 하지 않을 수 있나”라고 비아냥거렸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실제로 지난 15일 ‘오지랖 중재자 촉진자’ 발언을 두고 “그 단어(오지랖) 하나하나에 관심을 갖고 계시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좀 더 큰 틀에서 한반도 평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될까 거기에 더 많은 고민을 해야 되는 게 저희의 숙제가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을 김정은 대변인이라고 한 황교안 대표를 두고는 “다만 황 대표의 김정은 대변인 발언에는 막말과 발목잡기 전형적 구태정치 행태로 깊은 유감”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