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백인호 사장이 간부회의 석상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YTN의 제2의 창업자”라고 발언해 노조가 백사장의 용퇴를 촉구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백사장은 지난달 31일 노조위원장, 기자협회 지회장, 카메라기자협회 지회장, 기술인협회 지회장 등 직능단체 대표들과 면담을 가진 뒤 사내 게시판에 사과문을 올렸으나 그 파장은 아직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백사장은 8월 28일 열린 확대간부회의 자리에서 “YTN이 이렇게 살게 된 것은 정부가 지원을 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1300억 증자를 한 것은 지금으로 말하자면 공적자금을 투입한 것인데, 김대중 대통령의 결단이라고 할 수 있다. 김대통령은 YTN의 제2의 창업자다”라고 말했다.

백사장은 이같은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뒤 직능단체 대표들과의 면담에서 “적절치 못한 발언으로 사원들에게 고통을 준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자신의 발언이 부적절했음을 인정하고, 사내 게시판에 “YTN이 한국언론의 선두기관으로서 방송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하며 기자들과 사원들도 각자 맡은 바 임무에만 충실해 주기 바란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백사장의 이번 발언에 대해 “공정성을 담보해야 할 언론사 최고경영자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규정하고 8월 31일자 성명을 통해 백사장의 용퇴를 촉구했다. 노조는 또 지난 3일 대의원대회를 열어 “백인호 사장의 이번 발언으로 YTN 경영자로서의 도덕성과 신뢰를 상실했음을 확인했다”며 “집행부의 사장퇴진 요구를 지지한다”고 결의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YTN의 한 기자는 “그렇지 않아도 YTN 보도가 친정부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기자들에게 정말 편파보도를 하라고 부추기는 거냐”며 “이번 일을 YTN이 더욱 공정한 언론으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기자는 “사장이 법적인 절차에 따른 증자를 공적자금 운운하고, 그 액수마저 틀리게 말하니 기가 막힐 뿐”이라며 “사장의 실언이 정치권과 일부 언론에 악용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YTN은 98년 한국전력 KDN 330억원, 담배인삼공사가 440억원, 마사회 200억원, 한빛은행이 130억원 등 총 1100억원을 증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