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합의불발로 한미동맹의 틈을 벌리고 한반도평화 물길을 되돌리려는 일부 시도를 무책임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미 대화 자체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대결 시대로 되돌아가려는 이런 행위는 국익과 한반도 미래에 도움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일시적 어려움에 있지만 남북미는 과거로 돌아가기를 원치 않는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 이날 오전 청와대 여민1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오는 4월10~11일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한반도 평화 상황을 환기했다. 문 대통령은 “일부에서는 한미동맹 간 공조의 틈을 벌리고, 한반도 평화의 물길을 되돌리려는 시도가 있다. 남북미의 대화 노력 자체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갈등과 대결의 과거로 되돌아가고자 한다. 국익과 한반도의 미래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대화가 시작되기 이전의 긴박했던 위기 상황을 다시 떠올려 본다면 참으로 무책임한 일이다. 지금 대화가 실패로 끝난다면 상황은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으로 진행되는 미국 방문 일정과 관련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 불발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에 일시적 어려움이 조성되었지만 남북미 모두 과거로 돌아가기를 원하지 않는다라는 사실이 분명하게 확인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북미 양국은 과거처럼 긴장이 높아지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함으로써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방미는 이런 가운데에서 대화의 동력을 빠른 시일 내에 되살리기 위한 한미 간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른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로 가는 길 자체가 험난하다는 점도 환기시켰다. 그는 이 길이 남북미가 함께 걷는 쉽지 않은 여정이며 과거 70년간 성공하지 못했던 길이므로 우여곡절이 없고, 또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북미 정상의 특별한 결단과 합의를 통해 시작돼 정상들 간의 신뢰와 의지가 이 여정을 지속시켜 왔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있었던 놀라운 변화들을 두고 문 대통령은 “워낙 많은 일들이 있었기에 많은 시간이 흐른 것처럼 느껴질 정도이나 되돌아보면 지난해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이 채 1년도 되지 않았다. 남북미가 대화를 시작한 지난 1년이 만들어낸 놀라운 성과야말로 우리가 대화를 계속해 나가야 할 분명한 근거”라고 강조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청와대 여민1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청와대 여민1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두고 “어떤 난관이 있어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우리 정부의 일관된 원칙과 대화를 지속해 북미 협상을 타결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가 만난 결과”라며 “한미 양국의 노력에 북한도 호응해 오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한미관계와 관련 문 대통령은 양국이 60년 넘는 동맹의 역사에 걸맞은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목표에도 완전히 일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거친 파도를 헤치고 나아가야만 새로운 땅에 이를 수 있다. 우리는 결코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고, 돌아갈 수도 없다.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바라는 우리 국민과 세계인들의 염원을 실현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길을 찾겠다. 막힌 길이면 뚫고, 없는 길이면 만들며 함께 나아갈 것다. ‘노력하면 해낼 수 있다’는 긍정적 사고가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는 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 모두 발언에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사퇴와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후보자의 지명철회,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후보자의 자진사퇴 등 잇단 인사 실패 사태는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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