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벨기에 국왕이 27년 만에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의 한반도와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역할에 감사한다고 평가했다. 4차 산업혁명, 기후변화 등 양국이 직면한 공동의 과제 가운데 강점을 가진 생명공학 분야에 많은 얘기를 나누겠다고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5일부터 오는 28일까지 국빈방한 중인 필립(Philippe) 벨기에 국왕과 26일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우호 증진, △실질협력 강화, △한반도 정세 및 글로벌 현안 등을 논의했다. 필립 국왕의 이번 방한은 벨기에 국왕으로서는 27년만(보두앵(Baudouin) 국왕의 1992년 10월 방한)이며, 문 대통령 취임 이래 유럽 왕실 인사로는 첫 국빈 방한이다.

양 정상은 한-벨기에가 1901년 수교 이래 정치, 교육, 문화 등 제반 분야에서 우호협력 관계를 지속 발전시켜 왔음을 공감하면서, 특히 최근 양국 간 교역·투자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국왕의 방한은 벨기에 국왕으로서 27년만의 방한이자 제가 대통령이 된 이후 최초의 유럽 왕실 국빈 방한이어서 더욱 큰 의미가 있다. 벨기에는 다른 언어와 문화에도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높은 사회적 통합을 이루고, 나아가 EU 통합까지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배울 점이 많은 나라”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왕세자 시절 다섯 차례 방한한 데 이어 이번이 여섯 번째 방한인 점을 들어 “한국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것에 감사한다”면서 “한국이 1950년 한국 전쟁 때 국민들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는 데 벨기에의 큰 도움을 받았던 그 고마움을 잊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열어가자”고 말했다.

이에 필립 벨기에 국왕은 통역을 통해 “문 대통령의 개인적인 한반도와 전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역할에 대해서 감사의 말씀과 치하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평가했다. 필립 국왕은 “양국은 공동의 과제와 공동의 기회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가진 공동의 과제라고 한다면 4차 산업혁명, 세계화, 기후변화, 또한 사회의 디지털화로부터의 영향, 인구 고령화 추세 등이 있다. 이런 모든 면에서 저희는 많은 것을 같이 배우고자 한다”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필립 벨기에 국왕이 26일 청와대에서 확대정상회담을 갖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과 필립 벨기에 국왕이 26일 청와대에서 확대정상회담을 갖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번 국빈방문 중에 문화·교육·경제 분야에 많은 사절단과 동행한 점을 들어 필립 국왕은 “경제 분야에서는 양국이 모두 다 강점을 가지고 있는 생명공학을 중심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이라며 “많은 파트너십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 대학 총장들 이하 많은 연구진들도 모시고 왔다”고 설명했다.

양국을 두고 필립 국왕은 모두 혁신에 강력한 분야를 선점하고 있다며 한국의 경우 혁신국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혁신의 나라이므로 그에 대한 존경을 드린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5G, 인공지능, 스마트시티 등에 관해 필립 국왕은 “놀라울 정도이다. 오늘 제가 마련해 같이 하게 될 오찬에서도 역시 인공지능에 관한 이야기가 논의될 것이고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강화와 관련해 필립 국왕은 벨기에가 바로 중견기업을 많이 가지고 있는 나라이며 니치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전문 기업들도 많이 가지고 있고 이번 방문에도 대거 참여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양 정상은 이날 저녁 청와대 영빈관에서 개최 예정인 국빈만찬에 참석해 한-벨기에 관계 발전 및 우호 증진방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국빈만찬에는 한-벨기에 관계 발전에 기여해 온 각계각층의 인사 90여명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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