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젊은 애들 뉴스 참 안 봐.” 나는 그 말이 듣기 싫은 젊은 애 중 하나였다. 의무감에 억지로 뉴스 페이지를 쓱쓱, 스크롤 다운은 하지만, 내용이 와닿지는 않았다. “20대, 매일 스마트폰에서 포털로 7분간 뉴스 9건 본다.” 2014년의 미디어오늘 기사를 (제목만) 읽고서,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실제로 뉴스 수용자를 괴롭히는 질환이 언론기관이 진단하는 것과는 살짝 다르다. 대중은 사실 무지보다는 무관심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뉴스의 시대’에서 알랭 드 보통이 내린 진단은 흥미롭다. 곧 궁금증이 들었다. ‘뉴스를 읽는다는 것’, 즉 ‘세상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 훨씬 재밌고 멋진 경험으로 디자인 된다면 젊은 세대는 다시 뉴스에 다시 ‘관심’을 가질까? 그렇게 뉴닉이 만들어졌다. 뉴닉은 유쾌하고 친근한 말투로 세상 소식을 전달하는 시사 뉴스레터를 만드는 미디어 회사다. 작년 7월에 만들어진 뉴닉은 2019년 3월 기준 2만5000명의 유식함을 책임지고 있다.

▲ 뉴닉 홈페이지.
▲ 뉴닉 홈페이지.
뉴닉의 두 공동창업자는 저널리즘을 전공하지 않았다. 사회 문제를 비즈니스로 해결하는 대학 동아리에서 만난 두 사람은 그저 불만이 많은 뉴스 소비자였다. 저널리즘 룰을 모르는 뉴닉은 비즈니스 관점에서 단순하게 움직인다. 고객 만족이 중요하다. 고객 요구에 따라 콘텐츠를 정하고 만드는 방식이 미디어 분야에서는 상당히 실험적이라는 것을, 그리고 ‘고객’이란 말도 잘 쓰이지 않는다는 것을 시간이 꽤 흐른 뒤에야 알았다.

뉴닉의 실험에 우려는 분명히 있었다. 뉴스레터를 내놓자마자, 전문 언론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큐레이션의 공정성이나 팩트체크에 대한 의문을 받았다. 다행인 것은, 뉴닉은 우리의 콘텐츠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맨 처음부터 이미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우리는 기쁜 마음으로 개선을 시작했다. 효율적인 팩트체크를 위한 상호 에디터 간 팩트체크 체계를 만들었고, 한 어젠다에 양쪽 의견을 공정하게 드러내는 형식을 실험했다. 뉴닉이 담지 못한 새로운 관점이 있었다면 구독자의 제보를 직접 받아 뉴스레터에 실어보기도 하고,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이용해 즉석 토론을 열기도 했다. 구독자와 소통을 통해 빠르게 실패하고 개선하면서 뉴닉은 런칭 3개월만에 2만5000명을 모았다. 오픈율은 60%에 이른다.

물론 수익화에 질문이 남는다. 구독자 마음을 얻는다면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미국의 뉴스레터 서비스 ‘더스킴(TheSkimm)’은 700만명이 넘는 구독자와 여전히 친구처럼 소통한다. 더스킴은 능청스러운 말투로 책과 와인을 추천해주면서 광고 수익을 벌고, 오디오와 캘린더가 들어있는 앱을 만들어주며 앱 사용료를 받는다. 똑똑한 친구에게 조언 구하듯, 구독자는 삶의 다양한 분야에서 더스킴의 큐레이션을 받고 싶어 했다. 뉴닉도 ‘뉴니커(뉴닉의 구독자)’에 비즈니스의 힌트가 있다는 믿음으로, 현재는 뉴닉이라는 브랜드가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는 것, 그리고 브랜드를 중심으로 끈끈한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 뉴닉 김소연 공동창업자
▲ 뉴닉 김소연 공동창업자
뉴닉은 언론사가 아니다. 직장에서는 ‘일잘러’로 살다가 집에 와서는 ‘소확행’을 추구하느라 시간이 없는 젊은 세대도 세상과 연결되고 싶어 한다는 것을 발견했고, 그들의 삶의 방식에 맞게 그들이 원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을 뿐이다. 뉴닉에 뉴스란 구독자와 대화하는 매개체다. 뉴스를 시작으로, 뉴닉은 앞으로도 뉴닉만의 유쾌한 스타일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예정이다. 그 과정이 뉴니커와 뉴닉을 지켜보는 많은 분들께도 즐거움과 영감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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