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사건 당시 괴물체의 존재가 담긴 영상을 속초함장이 삭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방부는 확인이 되지 않으며 기존의 발표내용을 신뢰한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26일 8면 머리기사 ‘“천안함 침몰 때 ‘괴물체 영상 삭제’ 혐의 속초함 함장 긴급체포 시도했다”‘에서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당시 군 수사기관이 해군 초계함인 속초함의 함장에 대해 긴급체포를 시도하려 했던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당시 ‘천안함 합동조사단’ 핵심 관계자였던 ㄱ씨가 25일 “당시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관이 미확인 물체를 녹화한 광학추적장비(EOTS) 영상 2분 분량이 삭제된 사실을 확인하고 속초함 함장 ㄴ중령에 대해 증거인멸 혐의로 긴급체포를 시도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그는 “이 수사관은 ‘긴급체포영장 신청 요청이 2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더 이상 사실 확인이 불가능했다’는 사실을 천안함 종합조사결과 발표 후 남이섬에서 열린 조사본부 워크숍 토의 과정에서 토로했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삭제됐다는 2분 분량의 해당 영상에 괴물체가 들어 있으며 그것이 북한 잠수정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 신문은 “이는 괴물체 정체가 북한 잠수정이 유력하다는 증거를 폐기했다는 의혹이 드는 대목이다. 만약 그렇다면 군은 사건 초기에는 천안함 침몰과 북한 도발 가능성의 연관성을 지우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문제의 속초함은 천안함 사건 당시 작전명령에 따라 북방한계선(NLL) 남단까지 북상했고, 오후 10시55분쯤 사격통제 레이더상에 백령도 북방에서 42노트(시속 76㎞)로 고속 북상하는 미확인 물체를 포착했다. 이후 76㎜ 함포로 9.3㎞ 떨어진 물체를 향해 오후 11시부터 약 5분간 경고사격 후 격파사격을 실시했다.

미상 괴물체는 반잠수정? “반잠수정이 두 개로 분리됐다 합쳐질 수 있나”

당시 미확인 물체를 두고 국방부는 레이더상에서 한 개에서 두 개로 분리됐다 다시 합쳐지는 현상이 반복됐고, 육지인 장산곶 쪽으로 사라져 새때로 판단했다. 당시 해군작전사령부 작전처장이었던 심승섭 현 해군참모총장도 지난 2011년 9월19일 신상철 전 합조단 위원 명예훼손 사건에 증인으로 출석해 “새떼였다”며 속초함이 2함대 사령부에 보고한 것도 새떼였고, 실시간으로 당시 상황을 모니터링했던 해작사도 새떼 보고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심 총장은 그 사유에 대해 “(다른 물체라면) 대함·중거리 탐지 레이더에 포착돼야 하는데, 전혀 (잡힌 것이) 없었다. 오르면서 분산됐고, 육지로 올라가면서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감사원은 지난 2010년 6월 감사결과에서 속초함장이 새떼일 가능성과 반잠수정일 가능성도 함께 보고했으나 김동식 2함대사령관이 이런 보고를 받고도 해작사에 보고할 땐 이 부분만 누락했다며 김 사령관에 징계를 요청했다. 김 사령관에 징계가 받아들여져 정직3개월을 당했다. 그러나 김 사령관은 국정감사에 나와 그런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2010년 당시 국정감사 회의록을 보면 ‘반잠수정으로 보이는 배를 추격하고 있다는 보고가 었었느냐’는 박상천 당시 국방위원의 질의에 김 사령관은 “그런 보고가 아니었다. 그냥 ‘스컹크 컨택’(해상에서 움직이는 미확인 표적의 군용어)이라는 보고였다. 반잠수정이라는 단어는 정식 전문으로 한 번도 보고된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 경기도 평택 해군2함대 안보공원에 전시된 천안함 선체 우현 이미지. 사진=국방부 사이트
▲ 경기도 평택 해군2함대 안보공원에 전시된 천안함 선체 우현 이미지. 사진=국방부 사이트
또한 해당 영상속 물체가 반잠수정일 경우 △시속 74km에 달하는 속도로 기동이 가능한지, △레이더상에서 분리됐다 합쳐지는 것이 가능한지 △반잠수정이 장산곶(육지)로 이동이 가능한지 등의 반론이나 의문도 제기돼왔다.

한편 국방부는 이 보도에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군 수사기관이 속초함 함장을 긴급체포하려 했던 사실이 드러났다는 보도의 사실여부’를 묻자 “그 사실에 대해서는 저희가 확인이 좀 힘든 걸로 알고 있다. 국방부는 천안함은 북한제 어뢰에 의한 외부수중폭발의 결과로 침몰되었다는 민군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신뢰하고 있다”고 밝혔다.

▲ 경향신문 2019년 3월26일자 8면
▲ 경향신문 2019년 3월26일자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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