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률 50%, 지상파의 부활일까 마지막 불꽃일까
드라마 시청률 50%, 지상파의 부활일까 마지막 불꽃일까
[성상민의 문화 뒤집기] KBS2 ‘하나뿐인 내 편’ 최고 시청률 49.4% 돌파…최고 시청률과 2049시청률의 차이가 보여주는 것

지난 3월17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연출 홍석구, 극본 김사경)은 최고 시청률 49.4%(이하 닐슨 집계 기준)를 기록했다. 비록 시청률 50%의 장벽을 넘는 것에는 실패했지만 2010년 KBS2에서 방송되었던 수목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연출 이정섭 이은진, 극본 강은경) 이후로 시청률이 50%에 육박했던 작품이 등장하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하나뿐인 내편’의 선전은 분명 기록적인 성과다.

‘하나뿐인 내편’과 같은 주에 종영한 KBS2의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연출 진형욱, 극본 문영남) 역시 최고 시청률 22.7%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KBS2의 수목 드라마가 2018년 상반기에 방송한 ‘슈츠’(연출 김진우, 극본 김정민)를 제외하면 시청률 10%를 넘기는 것도 버거운 상황에서 시청률 20%의 선을 넘은 ‘왜그래 풍상씨’는 ‘하나뿐인 내편’과 함께 주목을 받게 됐다.

특히 지상파 방송사의 입장에서는 두 드라마가 기록한 압도적인 시청률이 무척이나 반갑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오랜 시간 시청률과 주목도의 측면에서 압도적인 위치를 놓치지 않았던 지상파 방송사는 지난 몇 년 사이 케이블 채널 tvN과 종합편성채널 JTBC에 시청률은 물론 화제성까지 밀리며 속수무책인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 KBS 하나뿐인 내편 홈페이지 캡쳐.
▲ KBS2 '하나뿐인 내편' 홈페이지 화면 캡쳐.

지난 2월 종영된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연출 조현탁 김도형, 극본 유현미)은 종편 최고 시청률 23.779%를 기록하며 지상파 방송을 매섭게 몰아세웠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나뿐인 내편’과 ‘왜그래 풍상씨’가 시청률 측면에서 선전하는 것은 물론,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심심치 않게 화제가 되었다. 간만에 지상파 방송이 TV프로그램의 주도권을 되찾아왔다는 것에 많은 이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청률 50%’라는 대기록은 마냥 긍정적이진 않다. 많은 이들이 지적했던 것처럼 두 드라마가 소위 ‘막장 드라마’로 분류될 정도로 지나치게 작위적이며 시대착오적인 전개를 이어나간 것만이 문제는 아니다. ‘2049 시청률’에서 두 작품의 시청률은 종합 시청률과 판이하게 다른 양상을 보였다. 2049 시청률은 구매력이 상대적으로 다른 연령대보다 높고, 새로운 유행에 민감하며 ‘유튜브’를 비롯한 뉴미디어 플랫폼에 친숙한 20-40대의 시청률을 별도로 기록하는 수치라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하나뿐인 내편’과 ‘왜그래 풍상씨’의 2049 시청률은 어땠을까. 지난 1월13일, ‘하나뿐인 내편’이 종합 시청률 41.3%를 기록할 때 2049 시청률은 12.6%에 불과했다.‘왜그래 풍상씨’ 역시 3월14일 종영을 맞이하며 최고 시청률 22.7%를 기록했지만 2049 시청률은 5.9%를 기록하며 종합 시청률과 큰 폭의 차이를 보였다.

 

▲ KBS '왜그래 풍상씨' 화면 캡쳐.
▲ KBS2 '왜그래 풍상씨' 홈페이지 화면 캡쳐.

물론 어떤 이들은 ‘하나뿐인 내편’과 ‘왜그래 풍상씨’의 2049 시청률 역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으므로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2049 시청률이 10% 안팎을 오가는 상황에서 각각 50%, 20%의 종합 시청률을 기록하는 결과는 두 작품의 높은 종합 시청률이 50대 이상의 고령 시청자들의 힘을 통해 이룩했음을 드러낸다. 이를 다르게 말하자면 고령 시청자의 지지 없이는 지상파 방송의 틀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어렵게 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언젠가는 오늘의 10대 시청자가 20대 청년으로, 20-40대 시청자는 중장년 또는 노년의 시청자가 된다. 지금 당장은 고령 시청자들을 통해서 높은 시청률을 유지할 수 있어도, 앞으로도 계속 시청률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이미 10대 시청자들이 TV를 벗어나 ‘유튜브’로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이들이 추후 ‘20대 시청자’라는 칭호를 얻게 될 때에도 지상파 방송사는 높은 프로그램 시청률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지금 당장의 성과에만 안도한다면 ‘시청률 50%’는 지상파 방송사의 극적인 부활이 아니라, 최후의 불꽃을 뜻하는 상징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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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03-23 18:57:14
다양한 시도도 중요하지만, 잘하는 것에 집중했던 게 더 먹혔던 게 아닐까. 그렇다고 막장을 연출하라는 건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