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언론시민연합이 논란을 일으킨 왕종명 MBC 앵커의 윤지오씨 인터뷰를 다른 지상파의 인터뷰 내용과 비교해 비판했다.

민언련은 19일 오후 방송 모니터보고서를 통해 “민감한 주제로 인터뷰를 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사전에 준비된 질문을 위주로 해서 인터뷰 대상자가 당황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왕종명 앵커의 질문은 낙제점, 그 이하였다. 특종에 대한 욕심이었든 사실 규명에 대한 의지였든 왕종명 앵커의 행태는 매우 부적절했고 무례했다”고 지적했다.

왕종명 앵커는 18일 윤지오씨와 인터뷰에서 장자연씨를 아는 연예인의 신원, 장자연 리스트에 나온 신원 등을 물었고, 이에 윤지오씨는 명예훼손 혐의로 피의자 신분이 될 경우 진실 규명이 어렵다며 곤란하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진실을 밝히는데 좀 더 빠른 걸음으로 갈 수 있다”며 왕종명 앵커가 신원 밝히기를 요청하자 윤지오가 “제가 발설하면 책임져 주실 수 있나”라고 되묻는 상황까지 나왔다. 방송이 끝나고 왕종명 앵커의 질문과 태도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쏟아졌고 MBC는 사과의 뜻을 밝혔다.

▲ 지난 18일 MBC 뉴스데스크 스튜디오에는 고(故) 장자연씨 문건의 유일한 증언자인 동료배우 윤지오씨가 출연했다. 인터뷰에서 논란이 된 건 장자연 문건에 등장하는 인물의 실명을 밝혀달라는 왕종명 앵커 질문이었다. 사진=MBC뉴스데스크 화면.
▲ 지난 18일 MBC 뉴스데스크 스튜디오에는 고(故) 장자연씨 문건의 유일한 증언자인 동료배우 윤지오씨가 출연했다. 인터뷰에서 논란이 된 건 장자연 문건에 등장하는 인물의 실명을 밝혀달라는 왕종명 앵커 질문이었다. 사진=MBC뉴스데스크 화면.

민언련은 “생방송에서 자신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주지 않는다고 마치 아이 달래듯 설득하고, 급기야는 ‘생방송에서 이름을 밝히는 것이 진실을 위한 빠른 걸음이라는 생각은 안 해봤냐’며 당신의 판단이 문제일 수 있다고 묻는 것은 윤지오 씨에 대해 매우 무례하다고 생각하지 않나요”라고 반문했다.

민언련은 특히 앞서 지난 7일 윤지오씨를 인터뷰했던 KBS와 SBS의 인터뷰를 비교했다. 지난 7일 KBS 엄경철 앵커는 윤씨에게 문건의 구체적인 내용을 물은 데 이어 “실명을 거론하기 힘들다면 어떤 직업이 있었느냐”라고 물었다. 엄 앵커는 인터뷰 말미 “고통스러운 장면을 말씀하게 해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SBS 김현우 앵커는 “리스트에 있었던 이름은 총 몇 명이었다고 기억하나”, “국회의원 이름을 봤다고 말씀했는데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해줄 수 있나”라며 직접적인 신원 공개 그 이상으론 묻지 않았다. MBC가 무리하게 질문을 던진 이유 중 하나로 앞서 경쟁매체인 지상파의 윤지오씨 인터뷰가 나갔기 때문에 그 이상의 답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끝으로 민언련은 “MBC 형식적 사과 아닌, 진정한 성찰과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피해자에게 사건 발생의 책임을 떠넘기거나 입증책임을 지우는 질문을 삼간다’는 성폭력‧성희롱 사건보도 공감기준 및 실천요강(한국기자협회, 여성가족부)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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