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이 노린 것…1면 장식한 사진이 말하는건
나경원이 노린 것…1면 장식한 사진이 말하는건
조선일보엔 결의에 찬, 한겨레엔 미소띤 얼굴… 언론의 나경원 원내대표 사진 소비 제각각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한 게 13일자 아침신문을 장식했다.

대부분 사진기사가 1면에 실렸다. 기사와 사진을 1면에 실은 곳도 있었고, 사진은 작게 싣고 기사를 크게 1면에 실은 신문도 있었다. 야당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연설이라는 무게감 있는 자리에서 현직 대통령에게 막말 수준의 비하적 표현을 해 뉴스가치가 있는 건 분명하다.

특히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등 주요 종합일간지 8곳이 1면에 크게 나경원 대표 사진을 실었다. 대체로 나 원내대표가 사진 중앙 아래 서 있고,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거세게 항의하는 모습이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조선일보와 한겨레 사진기사다. 두 사진기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극단적 차이를 금세 알 수 있다. 한겨레 1면 사진기사에선 나경원 원내대표가 미소를 띤채 웃는 모습이고, 조선일보 1면 사진기사에서 나 대표는 결의에 찬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했다. 조선일보 사진기사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한국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에게 찡그린 채 소리를 지르는 장면도 함께 담겼다.

세계일보 1면 머리기사 사진도 나 원내대표가 굳은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는 장면을 잡았고, 국민일보 중앙일보도 무표정한 나 원내대표의 모습을 담았다. 경향신문은 1면 사진에서 나 원내대표가 고개를 반쯤 삐딱하게 들고 쳐다보는 장면을 잡았다.

이밖에도 경제지 4곳(매일경제 서울경제 파이낸셜뉴스 머니투데이)도 1면에 나 원내대표의 연설 사진을 실었다.

▲ 조선일보 2019년 3월13일자 1면
▲ 조선일보 2019년 3월13일자 1면
▲ 한겨레 2019년 3월13일자 1면
▲ 한겨레 2019년 3월13일자 1면
사진의 표정처리 차이는 언론사의 주장 차이로도 이어졌다.

한겨레는 13일자 사설 ‘대통령을 북한 대변인에 빗댄 나경원의 ‘막말 연설’’에서 “야당이 정부 대북정책을 비판할 수는 있지만 대통령을 북한 지도자의 수하 정도로 묘사한 건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며 “냉전적 사고에 사로잡혀 ‘평화 정착’ 노력을 폄훼하고 훼방 놓는 시대착오적 발언일 뿐 아니라, 국회와 정당의 품위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4선의 중견 정치인답지 않은 시정잡배식 발언을 한 나 원내대표는 사과하고, 응분의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설 내용을 두고 한겨레는 “한마디로 수준 이하였다. 왜곡과 과장, 독설로 일관해 고개를 끄덕일 만한 대목이 거의 없었다”고 혹평했다. 이 신문은 “나 원내대표 연설은 자유한국당의 현재 수준을 그대로 말해준다. 황교안-나경원 체제로 짜인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한치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고, 합리적 보수로의 변신 노력은 물거품이 됐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반해 조선일보는 즉각 반발에 나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청와대를 문제삼았다. 조선은 사설 ‘“김정은 대변인” 외신엔 침묵하더니 갑자기 “국가원수 모독”’에서 ‘김정은 수석 대변인’ 표현은 작년 9월 블룸버그 통신이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에서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top spokesman)이 됐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처음 썼다는 점을 들어 “당시 청와대는 반박하지 않았다. 민주당도 침묵했다. 아마도 자신들이 생각해도 ‘김정은 대변인’이란 말을 반박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5개월이 지나 야당 원내대표가 ‘수석 대변인이란 말이 나오지 않게 해달라’고 하자 발끈하고 나선 것”이라고 썼다.

조선일보는 “운동권 정권이 외신을 인용한 대통령 비판에 대해 독재 시대에도 없던 ‘국가원수 모독죄’로 처벌하겠다고 한다. 이들이 내세우는 '민주'는 허울일 뿐인가”라고 했다.

이처럼 한 쪽에서는 시대착오적 인식과 품위, 수준을 비판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되레 편들고 나선다. 결과가 어느쪽이든 나 원내대표는 언론에 크게 주목받는데 성공했다. 나 원내대표는 13일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에서 “여당은 저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해 역대 최악이라고 평가하지만, 국민들은 역대 최고로 속이 시원했다고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2019년 3월13일자 주요 일간지 1면에 게재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연설 사진. 사진=조현호 기자
▲ 2019년 3월13일자 주요 일간지 1면에 게재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연설 사진. 사진=조현호 기자
▲ 2019년 3월13일자 주요 경제일간지 1면에 게재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연설 사진. 사진=조현호 기자
▲ 2019년 3월13일자 주요 경제일간지 1면에 게재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연설 사진. 사진=조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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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 2019-03-14 03:10:22
블룸버그통신도 곧바로 분석가의 분석을 추가하면서 이 자사 한국인 기자가 쓴 글의 형평성에 이의를 달았지요. 그런데도 한국인 기자가 쓴 내용만 가지고 마치 그 신문사 전체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처럼.....
Stephen Noerper, senior director for policy at Korea Society, said Moon’s agenda likely involves another significant player on the world stage.

“I don’t think of Moon as Kim’s spokesperson, but rather a leader who realizes he needs both Kim and Trump amenable to agreement,” sa...

국민 2019-03-13 21:40:12
청와대와 정치판과 국회는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네!!!! 여-야와 공-수만 바뀌었을 뿐 과거나 현재나 별반 차이가 없다!!!! 협치 토론 상생 국익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당리당략에 집권만을 생각하니~~ 나와 생각이 다르면 처 부셔야야 할 적으로 규정하고.. 국회무용론이 옳은 것 같다!!! 미오야~ 성인광고 '남자의자취방'이라.. "학생 지금 나때문에 그래?? 미친 것들 미오 거긴 여직원 없니???

칼럼 2019-03-13 19:08:43
이언주의 관심이 부러웠던거야.
일본의 자위대가 부러워서 자한당을 지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