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여성의날 광화문 대신 국회사진
조선일보, 여성의날 광화문 대신 국회사진
[아침신문 솎아보기] 광화문 여성대회 1면에 실은 중앙일간지 한겨레·경향·세계일보 뿐

8일 오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광화문 광장에서 여성단체 2000여명이 모여 111주년 여성대회를 열었다. 

다음날인 9일자 아침신문에 광화문 여성대회를 1면에 담은 신문은 한겨레와 경향신문, 세계일보 딱 3곳에 불과했다. 한국일보는 광화문 집회를 2면에 담았다. 조선, 동아, 중앙일보는 1~3면 주요면엔 여성대회 사진과 기사를 싣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8면과 14면에 사진기사로만 여성의 날을 기념했고, 중앙일보는 어떤 기사도 쓰지 않았고, 동아일보는 그나마 28면(사람면)에 ‘성차별-성폭력 없는 세상 함께 만들어요’라는 제목의 머리기사와 함께 광화문 집회 사진을 담았다.

▲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한겨레 1면, 경향 1면, 한국일보 2면, 세계일보 1면.
▲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한겨레 1면, 경향 1면, 한국일보 2면, 세계일보 1면.

조선일보, 광화문 여성대회 대신 장관·국회의원 모인 실내사진

조선일보는 광화문 대신 여성가족부 장관과 여야 여성정치인들이 주로 모인 국회도서관 실내행사를 담았다. 조선일보는 9일자 8면에 진선미 여성부 장관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얼굴이 나온 정적인 사진을 담았다. 조선일보는 야외에서 열린 역동적인 여성들 모습을 멀리 스페인 마드리드의 광장에서 냄비를 두드리는 여성들 퍼포먼스 장면을 14면 외신면에 그나마 사진기사로만 담았다. 

▲ 조선일보 8면(왼쪽)과 14면.
▲ 조선일보 8면(왼쪽)과 14면.
▲ 조선일보 27면.
▲ 조선일보 27면.

조선일보는 이날 19면 책 소개면에서 번역서 ‘여자전쟁’을 소개하면서 “어제는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UN이 지정한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고 썼다. 그나마 이 기사 사진은 방글라데시에서 열린 세계 여성의 날 기념 철야 집회에 참가한 여성들 모습을 담았다. 조선일보 눈엔 광화문 광장에 여성의날을 기념하려고 모인 한국 여성들이 불편했나 보다.

조선일보 9일자 지면에서 세계 여성의 날을 언급된 곳은 한 곳 더 있었다. 27면 TV프로그램 소개란에 TV조선이 토요일 밤 12시10분에 ‘세계 여성의 날 특집 다큐’를 방영한다는 소식이었다. 

결국 조선일보 9일자 지면에서 여성의 날을 소개한 건 8면에 한국 실내행사 사진과 14면 스페인 냄비 두드리기 퍼포먼스 사진, 19면 외국책 소개, 27면 TV조선의 여성의날 특집 다큐 소개 한 줄이 전부였다.

한국일보, 여성 저임금과 여성 관리자 0명인 공기업 지적

한국일보는 광화문 행사 사진을 1면이 아닌 2면에 담았지만 같은 면에 ‘한국 여성 저임금 근로자 비율, OECD중 최악 불명예’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세계노동기구(ILO) 성평등을 향한 도약 보고서를 인용해 “한국의 여성 저임금 근로자 비율이 35%에 달해 주요국 중 최고 수준”이라는 부끄러운 현실을 폭로했다. 특히 한국일보는 “0~5세 아이를 둔 (한국)여성은 다른 여성보다 임금이 13%나 더 낮다”고 전하면서 한국의 여성 노동자의 현실을 상세히 드러냈다.

한국일보는 9일자 2면에 ‘관리자 98명 중 여성 한명도 없는 가스기술공사’라는 제목의 기사에선 고용노동부가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발표한 2019년도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부진 사업장 50곳의 명단을 소개했다. 이 기사 제목에 반영된 공기업 한국가스기술공사는 98명의 관리자 가운데 여성이 단 한 명도 없었다. 한국일보는 “민간 기업을 포함한 동종업종의 여성 관리자 비율이 4.3%라는 점을 감안할 때 유독 이 회사(가스기술공사)만 3년 연속 여성 관리자 비율이 0%”였다며 공기업이 오히려 민간기업보다 남녀 고용평등에 인색한 사실을 폭로했다.

▲ 한국일보 2면.
▲ 한국일보 2면.

한국일보는 이날 26면에도 천주희 문화연구자의 ‘빵과 장미’라는 외부기고에서 1908년 뉴욕 섬유 여성노동자들 거리시위에서 시작한 세계 여성의 날의 기원을 짚었다.

한겨레, 비혼 생활공동체 ‘공덕동 하우스’ 조명

한겨레신문은 이날 3면과 4면에 걸쳐 비혼을 지향하는 여성들의 생활공동체 ‘공덕동하우스’를 집중 조명했다. 한겨레는 광화문 여성대회를 1면 사진에 이어 10면에도 사진과 함께 ‘여성의 날 외침, 미투 안해도 되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요’라는 제목의 기사로 서울 도심 곳곳에서 열린 여성의 날 기념 행사를 소개했다. 

경향신문은 이날 3면에 ‘클럽 성폭력·낙태죄·임금차별… 미투 1년, 다양해진 화두’가는 제목의 기사에서 여성의 날 집회 소식과 거기서 나온 발언들을 전했다. 매일경제신문도 이날 8면에 한국일보와 같이 ‘적극적 고용개선’ 조치가 미흡한 사업장을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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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03-09 11:43:20
‘한국 여성 저임금 근로자 비율, OECD중 최악 불명예’ <<< 조선일보의 남녀차별은 꾸준하네. 통계가 여성 최저임금 국가라고 말해주잖아. 국민도 언론도 과거 인식에서 벗어나 차별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캥거루 2019-03-09 14:44:25
뭐가 켕겨서 외면할까, 그것이 궁금하다.

웃겨 2019-03-10 17:19:59
근로시간이나 근로여건은 고려하지 않고 단순하게 임금만 따지는게 무슨 의미가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