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장자연씨 문건을 최초 보도한 임종빈 KBS 기자가 취재 당시 조선일보로부터 받은 압박을 털어놨다.

장자연 사건은 2009년 3월 배우 장씨가 기업인과 유력 언론사 관계자,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에게 성접대를 했다고 폭로한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다. 7일은 장씨가 목숨을 끊은 지 10년이 되는 날이다.

임종빈 KBS 기자는 지난 6일 오후 KBS ‘오늘밤 김제동’에 출연해 장자연 사건을 “진실을 덮는 권력이 실제 존재하고 아직 건재하다는 메시지를 던져주는 사건”이라고 평했다.

▲ 6일 KBS ‘오늘밤 김제동’에 출연한 임종빈 KBS 기자.
▲ 6일 KBS ‘오늘밤 김제동’에 출연한 임종빈 KBS 기자.
임 기자는 장자연 사건에 경찰 수사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임 기자는 “당시 상주했던 경찰 수사본부에서 ‘검찰 쪽에서 사건을 키우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며 담당 검찰 라인의 수사 의지가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 기자는 “담당 수사라인의 검사가 취재진에게 ‘근거가 없어서 혐의 적용이 어렵다. 무엇으로 처벌을 하느냐’고 반문하는 상황도 있었고 ‘경찰에서 영장을 신청해도 검찰 쪽에서 막히는 경우가 많다’는 경찰의 진술도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 2009년 관련 조사에서 장씨 문건에 언급된 사람들은 기소되지 않고, 소속사 전 대표 김아무개씨와 전직 매니저 유아무개씨만 기소됐다.

김씨는 2011년 11월 항소심에서 폭행 혐의만 인정돼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았다. 유씨는 모욕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받았다.

임 기자는 소송 등 취재 당시 조선일보로부터 받은 압박도 설명했다.

임 기자는 “당시 조선일보가 언론사를 상대로 문건에 나온 성(방씨)조차 언급하면 법적 대응 하겠다는 입장문을 이례적으로 직접 전했다”고 말했다.

장자연 사건을 보도할 당시 3년차 기자였던 임 기자는 당시 압박로 본인 취재가 부실했다고 반성하며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접근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KBS 1TV ‘오늘밤 김제동’은 월~목요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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