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봉길 의사의 손녀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이 임기를 2달여 앞두고 보훈처 국장에게 청와대 뜻이라며 사표내달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주장했으나 청와대는 사실과 전혀 안맞다고 반박했다.

청와대는 오히려 독립기념관장 임기전에 물러나게 하는 것을 말렸다고 해명했다.

윤 전 관장은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이기도 하지만, 지난 2012년 대선 때 새누리당 대한민국대통합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고,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2013년 7월부터 2015년 7월까지 제1~2기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돼 활동했다. 그는 2014년 9월부터 독립기념관장을 맡았다.

신동아는 지난 19일 온라인에 ‘〈최초 증언〉 윤봉길 의사 장손녀 “보훈처 국장이 ‘청와대 뜻’이라며 사퇴종용”‘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윤 전 관장은 신동아와 인터뷰에서 자유한국당이 지난달 7일 피우진 국가보훈처장과 A 국장(현 지방보훈청장)을 윤 관장 임기 만료 전에 사표를 종용한 혐의(직권남용)로 검찰에 고발했다는 질의에 “내게 피 처장이 직접 사퇴 종용을 한 건 아니다. 임기 만료를 두 달 앞둔 2017년 7월경 A국장이 찾아와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하면서 ‘사표 낼지 안 낼지 지금 결정하고 사표는 일주일 내에 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윤 전 관장은 “(그 보훈처 국장이) ‘BH(청와대) 뜻’이라고 했다”며 “(내가 후임 관장 임명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후임 관장 인선 작업을 해도 내 임기(2017년 9월)는 다 끝나는데 왜 사표를 내라고 하느냐’고 되물었다. 별말 없다가 ‘빨리 (윤 관장의 거취를) 결정해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생각해보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피우진 보훈처장이 ‘(사표 종용에 대해)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라. 다른 곳(보훈처 산하 3개 공공기관)도 다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고 신동아에 나온다.

그는 청와대 뜻인지와 관련해 “직접 대통령에게 확인할 순 없었지만 ‘청와대는 그런 오더 내린 적 없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했다. 윤 전 관장은 그후 “사퇴 종용 일주일 뒤 피 처장은 ‘관장님 (임기 보장을 요구하는) 전화가 너무 많이 오네. 관장님은 사표 내지 마’라고 하더라. ‘보훈처 개혁을 위해 우선 3개 산하기관을 개혁하려고 하다 보니 그렇게(사퇴 종용) 됐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청와대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오후 정례 현안브리핑 질의응답에서 “보훈처에서 발표를 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제가 확인을 못해 봤다”면서도 “그런데 제가 알고 있기로는 오히려 청와대가 말렸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보훈처에서 그 분에 대해 사의를 부탁드렸던 과정에 대해서 청와대가 오히려 말려서 그 분이 임기를 채우고 물러나신 것이다. 청와대가 개입을 해서 그 분의 임기를 단축했다라고 하는 것은 사실과 전혀 맞지 않다”고 답했다.

‘청와대가 말렸다’는 것이 어떤 의미이냐고 묻자 김 대변인은 “제가 말씀드린 정도로 이해를 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 신동아가 지난 19일 온라인 기사로 쓴 윤봉길 의사 손녀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 인터뷰 페이지. 사진=신동아 홈페이지
▲ 신동아가 지난 19일 온라인 기사로 쓴 윤봉길 의사 손녀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 인터뷰 페이지. 사진=신동아 홈페이지
한편, 김의겸 대변인은 전날 밤 이뤄진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전화통화와 관련해 추가설명을 했다.

문 대통령이 남북철도와 도로 등 경협을 우리가 떠맡겠다고 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을 두고 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떠맡겠다’고 한 이유를 두고 김 대변인은 “개인적으로 느낀 것인데, 관점의 이동이구나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은 제재완화에 대해서 우리 정부가 미국에 요청하는 그런 모양새였다면 어제 말씀은 북한과 비핵화 협상에 나서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 서서 대통령이 한 말씀이라고 생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비핵화 조처에 상응조치해야 하는데, 쓸 카드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않겠느냐, 쓸 수 있는 카드의 종류를 우리가 늘려줄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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