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재계와 접촉면을 확대하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청와대는 3일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주선으로 지난 연말 대기업 임원들과 만났고 3일 오찬 일정도 기업인들과 잡혀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는 이날 새벽 ‘김수현·김광두, 삼성 등 대기업 만났다…靑, 재계소통 본격화’ 기사에서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청와대 경제라인을 총괄하는 정책실장과 대통령 직속 경제자문기구의 수장이 정부 차원의 공식 간담회가 아닌 비공식 채널로 재계 인사들을 만났다는 점에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는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3년 차를 맞아 민생·경제 분야에서의 성과를 최우선 과제로 강조하는 가운데 청와대가 기업계와의 소통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고 내다봤다. 이 매체는 청와대와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실장과 김 부의장은 지난 연말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삼성그룹을 포함한 주요 대기업 임원들과 조찬 회동을 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는 한 관계자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만나 얘기하면 어떤 오해나 왜곡이 생길지 몰라 서로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지 않나”라며 “그런 걱정 없이 솔직하게 대화할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비공개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일부에서는 이번 모임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청와대와 재계가 필요할 때마다 대화하는 자리가 계속 만들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3일 오전 “김수현 실장이 연말 주요 대기업 임원을 만났다. 김광두 부의장이 자리를 주선했다. 김 실장의 기업인 만남은 이례적인 게 아니라 일상적인 일이다. 오늘 점심도 기업인들과 만나는 등 기업과 대화는 계속 이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지하 1층 그랜드홀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지하 1층 그랜드홀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저성장 문제를 거론하면서 혁신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선진국을 따라가는 경제가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선도하는 경제, 불평등과 양극화를 키우는 경제가 아니라 경제성장의 혜택을 온 국민이 함께 누리는 경제라야 발전도 지속가능하고, 오늘이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경제정책의 기조와 큰 틀을 바꾸는 일입니다. 시간이 걸리고,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에는 우리 경제와 사회 구조를 큰 틀에서 바꾸기 위해 정책 방향을 정하고 제도적 틀을 만들었던 시기였다면서 2019년은 정책의 성과들을 국민들께서 삶 속에서 확실히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 방안으로 혁신을 들었다. 그는 “함께 혁신해야 한다. 산업 전 분야의 혁신이 필요하다…기업의 혁신과 함께하겠다. 제조업의 혁신을 위해 스마트공장 3만개 보급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데도 힘쓰겠다”며 “기업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사회안전망 확보, 근로장려금의 확대, 기초연금과 아동수당 등 생계, 의료, 주거, 보육과 관련한 기본적인 생활 지원을 넓히고, 자영업자를 위한 종합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하는 등 약자 대책도 강조했지만 이날 신년사의 무게중심은 기업혁신,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는데 쏠렸다.

문 대통령은 광주형 일자리와 관련해 “우리 사회가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상생형 일자리 모델을 만들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며 “광주지역의 문제가 아니다. 새로운 일자리의 희망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지하 1층 그랜드홀에서 열린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는 2019 기해년 신년회’에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연합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재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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