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미디어오늘 기자들이 쓴 기사 가운데 가장 많이 읽혔던 기사를 1위부터 100위까지 정리했습니다. 1위는 “조선일보 사장 손녀, 운전기사 폭언 녹취록 공개” 기사입니다. 이 기사의 사회적 파장이 제법 컸습니다. 연일 관련 검색어가 포털사이트에 오르면서 결국 방정오 TV조선 대표가 사과문을 내고 대표직에서 물러났습니다. 이 기사를 놓고 미디어오늘 기자들은 “기사를 잘 봤다” 혹은 “기사가 불편하다”는 상반된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가장 많이 읽힌 기사 2위는 “‘주진우-김부선 통화의 시작은 내 부탁 때문’”입니다. 지방선거 직전 공개된 두 사람의 통화내용이 논란이 됐는데요, 당시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이 소위 김부선-이재명 스캔들과 관련한 두 사람의 통화가 이뤄진 배경을 설명한 인터뷰 기사였습니다.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관계’를 주장했던 김부선씨는 결국 아무런 증거를 내놓지 못했습니다. 이 사건은 그냥 이렇게 끝나면 되는 걸까요. 사실검증 없이 갈등을 부추겼던 ‘따옴표저널리즘’의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올해도 천안함 이슈는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끌었는데요, “KBS 추적60분, 8년 만에 천안함 의혹 제기한다”(3위)와 “천안함 인양업체 대표, 8년 만에 ‘천안함 폭발한 배 아니다’”(4위)란 제목의 기사가 대표적입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리란 기대감도 높아진 상황인데요, 내년에도 천안함 사건의 진실을 찾는 추적은 계속됩니다.
“찐빵소녀 조작방송, 그 후 10년”(6위) 기사도 독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10년 전 SBS 방송 ‘긴급출동 SOS24’의 조작과정을 정리한 기사였는데요, 기사가 나간 뒤 피해자인 휴게소 부부로부터 기자가 문자를 받았습니다. “벌써 10년이 지났다는 사실에 우리 가족이 빼앗겨버린 시간들이 떠올라 더 서글프게 느껴진다”며 “기사를 읽으면서 한참을 울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언론의 왜곡보도나 오보로 인한 피해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게끔 이를 바로잡는 것이야말로 미디어오늘의 역할입니다. 언제든 제보를 기다립니다.
‘1등 신문’ 조선일보는 올해 사건 사고가 많았는데요. “조선일보,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34위)기사와 “TV조선 기자, 드루킹 느릅나무 출판사 무단침입 혐의”(89위)기사가 화제를 모으고 “조선일보·TV조선, 가장 불신하는 매체 1·2위”(16위)기사와 “TV조선 재승인 취소 청원, 청와대가 응답했다”(12위)기사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것을 짐작해보면 조선일보의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재승인 취소 청원에 관심이 많았던 건 다 이유가 있겠죠.
지난 3월22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 수감된 다음날 출고된 “MB에게 밥 얻어먹고 돈 받은 기자들”(18위)기사도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접대와 촌지를 통해 언론보도를 ‘마사지’했던 전직 대통령은 구속됐지만 10여 년 전 접대 받으며 여론을 호도했던 기자들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고 여전히 언론계에 남아있습니다. 당시 접대 영수증에 나와 있던 기자들 중 돈 받은 걸 인정한 기자는 아무도 없었는데요, 미디어오늘은 MB에게 돈 받은 기자를 알고 있는 분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올해는 펙트체크가 그 어느 때보다 언론의 주요 역할로 떠올랐는데요, 이재진 기자가 쓴 “강기갑 전 의원이 변희재가 돼버린 사연”(9위)과 금준경 기자가 쓴 “여자 아이스하키팀 울분 토로했다는데 6개월 전 인터뷰”(15위)기사가 높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김예리 기자는 “외신으로 본 라오스 댐 사고는 달랐다”(100위) 기사를 통해 사고의 책임이 있었던 SK건설을 대하는 국내언론과 해외언론의 차이를 잘 짚어냈습니다.
조선일보 출신인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겨레를 보는 것 같다”며 조선일보 지면을 비판하는 공개편지를 쓰자 조선일보에서 터져 나온 내부반응을 취재한 기사죠, “강효상 편지에 조선일보 기자 ‘국장 시절 갑질 떠올라’”(79위)기사도 화제를 모았는데요, 강 의원은 ‘친정’에서조차 인기가 없는 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올해는 드루킹 댓글조작사건으로 네이버라는 공론장에 대한 비판과 논의가 많았는데요, 논란을 잠재우고 싶었던 네이버의 대응은 “네이버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 포기한다”(31위)기사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아직 많은 분들의 네이버 모바일 첫 화면은 여전히 뉴스입니다. 드루킹 사건 이후 네이버 댓글 창에서의 ‘조작’은 전보다 어려워졌을까요. 판단은 뉴스수용자분들의 몫입니다.
이밖에도 ‘곰탕집 성추행 피해자가 인터뷰 나선 이유는’(29위)기사도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올해 미투 국면에서 언론보도로 인한 2차 피해는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는데요, 당시 피해자는 “나와 내 지인들의 얼굴이 모자이크 처리도 되지 않은 CCTV 영상이 하루에도 수십 번 언론에 공개됐고 기사 댓글엔 ‘꽃뱀’부터 성적 모욕,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이 수두룩했다”며 인터뷰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괴로운 현실을 토로했습니다.
드라마를 위해 촬영 전 배역소화를 위해 ‘오고무’를 배우다 부상을 당했지만 치료도 제대로 받기 힘들었던 제작현실을 고발한 분이죠, 배우 이매리씨와의 인터뷰를 담은 “치료비만 수 천 만원인데, ‘원래 방송이 그런거에요’”(49위) 기사도 많은 분들이 공유해주셨습니다. 미디어오늘은 2019년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