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총선 공천 파동에 국민들이 실망했다. 결국 제1정당의 위치를 빼앗겼다. 심사 과정서 1~2% 박빙 차이로 석패한 지역이 여럿 있었음을 확인했고 공천 파동이 결국 자유한국당 몰락의 균열점이었음을 확인했다. 이후 이뤄진 국정농단, 탄핵 등에서도 당 분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어지는 올 6.13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일련의 과정을 모두 다 살펴보았고 그 부분에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리고자 한다.”
14일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전주혜 위원은 조강특위 경과보고를 하면서 한국당 청산대상 심사기준을 이렇게 말했다. 한국당 조강특위가 2016년 일명 ‘옥새파동’을 일으켰던 김무성 의원과 6.13지방선거의 책임자였던 홍준표 전 대표를 저격한 셈이다. 전 위원이 첫 번째로 말한 2016년 총선 공천 파동이란 당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일부 선거구 공천에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의 추천장에 대표 직인 날인을 거부한 일로, 일명 ‘옥새파동’이다.
전 위원은 “그동안 기득권에 안주한 의원에게 정밀한 심사 절차를 거쳤고 당무감사, 여론조사, 중앙언론 노출도, 본회의 출석, 법안 대표 발의, 국감 성과 등 여러 지표를 참고했고, 그간 안주한 다선 의원에겐 더 엄정한 기준을 적용키로 했다”고 심사기준을 밝혔다.
이런 기준에 김무성 의원과 함께 홍준표 전 대표, 구 친박계 핵심 의원들을 지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조강특위의 ‘청산’은 당협위원장을 탈락시키는 정도이기에 큰 타격이 있겠느냐는 말도 나온다. 특히 김무성 의원은 이미 21대 총선을 불출마한 상태다.
김무성 의원과 달리 홍준표 전 대표는 최근 정치 복귀를 시사했고, 출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되지만 고 노회찬 의원의 창원 지역구에 출마할 것이라는 설도 돌았다. 또한 홍 전대표는 현재 당협위원장을 맡지 않았지만 이후 총선에서 조강특위 명단에 청산 대상으로 지목된다면 당협위원장을 맡을 때 방해물이 될 수는 있다.
조 위원은 14일 기자들과 대화에서 “이미 80~90%가 진행됐고 빠른 명단을 시일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명단 규모는 “숫자보다는 의미가 중요하다. 단 한명이라도 열명 이상의 의미를 갖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나경원 새원내대표 취임 이후 나 원내대표와 친박계가 대규모 인적 쇄신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혀 조강특위의 명단이 그대로 공개될지도 관심이 모인다. 자유한국당 한 의원은 “(복당파들을) 복당 당시에도 당이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게 당이 누구를 받아주고 말고 할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었는데, 지금 상황은 더 안 좋은데 누굴 치고 내치고 할 상황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주혜 위원은 “외부 소리에 우린 귀 기울이고 있진 않다”며 “무시한다는 건 아니고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을 차근차근 해나갈 뿐”이라며 한국당 비대위나 현재 지도부와 의견이 달라도 청산 작업을 계속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