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우리가 매달려야 하는 것은 민주주의와 인본주의다.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방법론이 탐사보도다.”

4일 ‘탐사보도와 아시아 민주주의’란 주제로 열린 2018 시사인 저널리즘 콘퍼런스에서 손석희 JTBC대표이사가 디지털시대 탐사보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손 사장은 이날 ‘디지털의 시대, 왜 탐사저널리즘인가’란 주제의 기조발제에서 “레거시미디어는 경우에 따라 건재하다고 표현할 수도 있지만 콘텐츠의 파편화와 개인화를 맞이하고 있다. 레거시미디어는 모두 디지털로 달려가고 있다. 디지털을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으면 수익모델과 멀어지기 때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답이 없는 상황에서도 갈 수 밖에 없는 시대의 변화가 있다”고 밝혔다.

손 사장은 “디지털미디어는 매스미디어의 권위주의가 낳았던 부작용을 해소한 측면도 있지만 부작용도 있다. 정치적이고 의도적인 가짜뉴스가 넘쳐나고 진영논리가 강화되고 유튜브를 통한 사익추구도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한 뒤 “탐사저널리즘이야말로 디지털시대에도 저널리즘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탐사야말로 디지털과 레거시를 이어주는 가교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손석희 JTBC 대표이사. ⓒJTBC
▲ 손석희 JTBC 대표이사. ⓒJTBC
손 사장은 “레거시와 디지털의 연결을 고민하는 건 우리의 임무다”라고 밝히면서 “우리는 매일 협박 아닌 협박을 받는다. AI가 기자를 대체할 거라고 한다. 그런데 탐사도 할 수 있을까. 탐사는 AI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사회 아젠다들은 매우 빨리 소비된다”며 어젠다키핑의 중요성을 강조한 뒤 “탐사는 어젠다키핑과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라고 강조했다.

손 사장은 “JTBC는 백혈병과 삼성전자 이슈에 대해 ‘뉴스룸’에서 지속적으로 취재해왔다. 가능하면 그 아젠다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기회 있을 때마다 이슈를 다뤄왔다. 매우 논쟁적 사안을 어젠다키핑으로 가져가면 언론시장에서 불리할 수 있다. 그래도 해야 했기 때문에 해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우리 커뮤니티에 어떤 아젠다가 중요한지 판단해서 지속적으로 알려야 한다”며 언론인의 사회적 역할을 주문했다.

2018년 7월23일자 JTBC '뉴스룸'의 한 장면.
2018년 7월23일자 JTBC '뉴스룸'의 한 장면.
한편 손 사장은 이날 자리에서 “시민사회가 언론에 요구하는 것이 과거에 비해 다양해졌다”고 말했으며 “언론과 국가 간의 관계라는 것이, 정부가 어떻게 바뀌었든지 여전히 고민거리이기도 하고, 언제든 갈등관계에 빠질 수 있는 상황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늘 긴장관계에 있는 것이 언론과 국가의 관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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