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 KBS 사장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됐다.

26일 여야 이견으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상정을 예고했던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정식 논의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적격 의견과 야당의 비판을 담은 부적격 의견을 함께 명시한 보고서 채택을 주장했으나 자유한국당은 ‘부적격’ 의견만 담을 경우에만 보고서 채택에 동의한다고 주장하면서 결론이 나지 않았다.

자유한국당 간사인 정용기 의원은 “청문과 국정감사를 거치면서 양 후보자가 정치적 중립성, 전문성, 도덕성, 업무 능력 면에서 정말로 부족하다는 것을 다 같이 공감했던 것”이라며 “부적격 의견만 담은 보고서 채택에 여당이 동의하지 않으면 채택 자체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한국당 과방위 의원) 만장일치로 정리했다”고 밝혔다.

▲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 ⓒ 연합뉴스
▲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 ⓒ 연합뉴스

앞서 야당은 양승동 사장 청문회 때 △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을 다녀온 점 △자녀 병역 특혜 의혹 △모친 증여세 탈루 의혹 △본인과 가족이 지난 대선 때 투표를 하지 않은 점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와 관련 양승동 사장은 노래방 문제의 경우 세월호 참사 유가족 등에게 사과를 했다며 거듭 사과 입장을 밝혔다. 또한 자녀 병역 특혜와 모친 증여세 탈루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고, 한국당 역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대선 때 투표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자료에 따른 주장인데 중앙선관위는 청문회 때 제출한 자료가 잘못됐다며 양승동 후보자가 투표를 했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성수 의원은 “KBS가 오랜 파업 끝에 정상화됐고, 양승동 사장 임명 후 7개월 지난 시점에 재임명 절차를 밟게 됐다. 다시 다른 사람을 사장으로 앉히는 건 조직 안정성을 너무 해치는 것 아닌가”라며 “특별한 하자를 찾기 어려웠던 만큼 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하게 돼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김성수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청문보고서도 채택하지 않은 인사를 강행한다는 정치적 흠을 남기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바른미래당 간사인 신용현 의원은 중립적인 태도를 보였다. 신용현 의원은 “양승동 후보자는 부적격인 면도 많이 있고 일부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협의를 조금 더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날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되면서 여야 간사 간 논의가 이어질 계획이지만 한국당이 반대 의견을 분명히 한 만큼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대통령이 재송부를 요청하고 이 기한이 지나면 대통령이 직접 양승동 후보자의 임명제청을 재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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