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와는 별도로 인적청산을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전원책 전 조강특위 위원의 해촉 이후 새로운 조강특위가 발표한 당협위원장 정성평가 심사기준이 영남 지역 다선, 친박계 의원을 겨냥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동시에 홍준표 전 대표가 복귀를 선언한 상황에서 이들을 견제하는 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은 22일 비대위 회의에서 “지난 몇 개월 동안 비대위원장으로서 나름 당을 관찰하고, 의원들에 대해서 나름대로 판단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몇 달 있었다. 그래서 비대위원장 나름대로의 어떤 판단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조강특위가 한 조사가 있고 조강특위가 쳐놓은 기준이 있는데 그 기준의 그물망을 빠져는 나왔지만 교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분들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향후 당의 미래를 위해서 당협위원장을 맡는 게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 분들이 있다면 조강특위 결정과 별도로 판단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라며 “지금 당이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고, 당연히 제한적이겠지만 비대위원장의 권한을 행사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22일 국회 당 회의실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사진=민중의소리 ⓒ정의철 기자
▲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22일 국회 당 회의실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사진=민중의소리 ⓒ정의철 기자
조강특위의 평가에서 걸러지지않더라도 추가적으로 인적 청산을 하겠다는 것이다. 김용태 사무처장은 19일 전국 당협위원장 대상 평가 기준에 대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방치·조장 인사 △2016년 이른바 ’진박 공천‘ 관여 인사 △당 분열에 책임 있는 인사를 중점적으로 면밀히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조강특위가 영남계 다선 의원과 친박 의원들, 그 주변 인사를 배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영남계 다선 의원, 친박인사 외에도 최근 복귀를 현실 정치 복귀를 시사한 홍준표 전 대표에 대한 견제구도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20일 김영삼 대통령 추모행사에서 김병준 위원장에게 기자들이 “홍준표 전 대표가 복귀하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김 위원장은 “자유대한민국”이라고만 답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홍 대표가) 전당대회에 나온다고는 말하지 않았다. 관련해서는 내가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비대위가 아무리 견제를 하더라도 직접적으로 홍 대표를 막을 수단은 없을 것”이라며 “그리고 만약에 김 위원장이 홍 전 대표를 못나오게 한다면 그것은 독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홍준표 전 대표는 최악의 상황, 대선에서 30% 가까이 받은 사람이고 이것만큼 표를 끌어올 수 있는 사람이 현실적으로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자유한국당 조강특위가 내놓은 ‘정성평가’ 기준을 보면 친박 의원들은 배제하겠다는 의사가 느껴지기에, 전원책 전 조강특위 위원이 내놓은 ‘태극기 세력 관련 끝장 토론’ 등 태극기 세력을 껴안는 노력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태극기 세력’ 시민이 주요 당원인 대한애국당 역시 자유한국당과 거리를 두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21일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은 ‘대한민국 보수의 적자는 누구인가’ 토론회에서 “지금 대한민국에는 수십년간 보수라고 자칭하던 자유한국당이 국민의 마음 속에 이미 존재의 의미조차 없어졌다”며 “보수를 자칭하던 정당은 시장경제에 대한 정치수사라는 말도, 장외투쟁 다운 투쟁도 하지 않으며 스스로 웰빙 정당임을 자임하고 있다”고 한국당을 비판했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개인적으로는 최근 한국당 영입을 한다는 몇몇 바른미래당 의원들에 대한 이야기보다, 태극기 세력을 먼저 안았어야 한다고 본다”라며 “한국당 내에서 친박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나서서 태극기 세력들을 안고 와야 한국당 지지율이 오른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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