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분식회계를 추적해온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언론인들에게 “지난 7일 이례적으로 몰린 취재진에 비해 보도량은 매우 적었다. 언론인들께 용기있는 취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7일은 박 의원이 분식회계 정황이 담긴 삼성바이오 내부 문건을 최초 공개한 날이다.

박용진 의원은 15일 오후 국회에서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사태에 입장을 밝히며 “혼자 용쓰는 게 아니라 같이 노력하면 진실이 하나씩 밝혀질 수 있다”며 자신을 둘러싼 취재진을 향해 또다시 직접 적극 보도를 당부했다.

박 의원은 “과거 안철수 전 의원의 더불어민주당 탈당 때만큼 취재진이 몰려 기대를 했었다”며 지난 7일 ‘15년 바이오젠 콜옵션 평가이슈 대응관련 회사 내부문건’ 폭로 회견을 거론했다. 문서엔 삼성바이오가 자체 가치를 3조원에서 8조원으로 부풀린 정황, 삼성 미래전략실에 보고한 정황이 담겼다. 최소 30명 이상 기자가 몰려 문건을 받고 현장을 취재했다. 그러나 다음날인 8일자 지면엔 9개 전국단위 조간 종합지 중 3개사만 관련 내용을 제목 달아 싣는 등 보도량은 적었다.

▲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월7일 오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문건을 국회 정론관 밖 복도에서 나눠주고 있다.문건을 받으려고 수십명의 기자가 한꺼번에 몰렸다. 사진=정민경 기자
▲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월7일 오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문건을 국회 정론관 밖 복도에서 나눠주고 있다.문건을 받으려고 수십명의 기자가 한꺼번에 몰렸다. 사진=정민경 기자

박 의원은 삼바 분식회계 사건을 “박근혜 정권 최악의 금융적폐사건이자 삼성 경영권 승계 작업의 부인할 수 없는 증거”라 규정했다. 박 의원은 “분식회계는 자본시장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범죄행위다. 그냥 조작 및 사기인 행위로 투자자를 속이고 시장경제를 뒤흔들어 엄청난 피해를 가져오는 무거운 범죄행위”라 밝혔다.

박 의원은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시장의 문제제기를 무시한 금융당국의 직무유기를 강조했다. 그는 “기업의 적법한 회계 처리를 감시해야 할 회계법인이 사실상 공모를 한 의혹이 있다. 회계법인을 감시하고 투명한 시장경제질서를 확립해야할 금융위·금감원은 묵인한 정황이 있다. 이 공모와 직무유기에 금융당국 스스로가 자체 조사를 통해 책임자를 밝혀내지 못한다면 검찰이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법원 심리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도 주목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2심 선고때 뇌물공여액이 89여억원에서 36여억원으로 대폭 줄며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받고 석방됐다. 2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겁박을 받은 피해자로 규정했고 “경영권 승계작업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박근혜·최순실씨 2심 재판부는 이들이 뇌물 89여억원을 받았다고 봤다. 합병에 관여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홍완선 전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장 등도 1·2심 모두 유죄 선고됐다.

▲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월15일 오후 국회에서 회견을 열고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손가영 기자
▲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월15일 오후 국회에서 회견을 열고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손가영 기자

박 의원은 “일개 회사의 문제가 아니다. 그 시작과 끝은 재벌총수일가의 부당한 기업지배를 대를 이어 세습하려는 욕망을 실현시키기 위한 불법과 특혜, 침묵과 공조로 가득 차 있다”며 대법원에 엄중한 판결을 촉구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필두로 삼성그룹 지배구조개편 현안을 대통령과 청와대에 청탁하고 뇌물을 건넸다고 본다.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까지 총 298여억원이 삼성그룹 계열사 회계에서 최순실씨 관계 회사 4곳으로 건너갔다. 특검은 이를 모두 뇌물로 봤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가 2015년 회계처리 변경 과정에서 약 4조5000억원 규모의 분식 회계를 했다고 최종 판단했다. 증선위는 삼성바이오 주식거래를 즉각 중지했고 대표이사 해임 권고 및 과징금 80억원을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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