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에일리의 노래 제목 같은 이 말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입에서 나왔다. 문재인 정부 취임 초부터 각종 행사 연출을 도맡아온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이 자신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에 휩싸이자 지난 6월 사의를 표명했다. 그러자 이를 만류하며 나온 임 실장의 발언은 자못 문학적이기까지 했다. 상당히 옛날처럼 느껴지는 건 그만큼 한반도를 둘러싼 일들이 많았다는 것, 더불어 문재인 정부를 향한 민심이 이제 농담으로 눙치고 넘어갈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점이 그 방증이다.
이번엔 임 실장의 ‘자기 정치’가 입방아에 올랐다. 지난 17일, 비무장지대를 시찰하던 중 선글라스를 끼고 의전을 받는 모습을 보고 야당이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대통령의 순방 중 국가정보원장, 국방부장관, 통일부장관을 대동하고 했다는 이유에서다. 대통령이 있는 자리였다면 실장의 존재가 자연스러웠겠지만 분명 튀는 장면이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기자들의 잇단 질문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임종석 실장이 자기 정치를 했나”라고 오히려 반문하며 “그(주장에) 자체에 대해서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역대 정부에서 비서실장 임명 당시를 제외하고 그의 발언과 행동에 대변인이 브리핑하는 것 또한 낯선 풍경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를 둘러싼 대내외 지표가 좋지 않다. 코스피가 22개월 만에 처음으로 2000선이 붕괴했다. 코스피 붕괴 조짐은 북미 관계가 교착상태로 빠져들 때부터였으나 정부의 대책은 늑장이라는 게 투자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올해 봄, 무엇을 해도 될 것만 같은 상황에서 이제 국민들의 볼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대통령 순방과 올해 일련의 일정들은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조차 ‘남북관계’에만 올인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들게한다. 경제, 외교, 안보 등에서 내각보다 청와대가 센 조직으로 비치는 시점에 임 실장의 인기는 되려 독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신중한 발걸음이 필요한 시점이다. 문 대통령의 그런 점이 대중의 지지를 받았던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