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국내 최대 포털 사업자인 네이버에 노동조합이 출범한 후 25일 IT업계 양대 산맥인 카카오에도 노조가 설립되자 네이버 노조가 “IT업계에 변화를 일으키리라 기대한다”고 지지를 보냈다.

네이버 사원노조 ‘공동성명’(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네이버지회)은 25일 같은 민주노총 상급단체에 소속된 카카오지회 ‘크루 유니언’(krew union)에 보낸 지지선언문에서 “함께 우리의 현실을 바꿔 갈 카카오 노조 크루 유니언의 출범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공동성명은 “우리가 다니는 회사를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을 때 혁신과 발전도 뒤따를 수 있다. 구성원이 자부심을 느끼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고, 나아가 IT업계 전체의 문화가 바뀔 수 있도록 카카오 크루 유니언과 공동성명이 다시 한번 길을 열어 가자”고 격려했다.

이어 “노동조합이라는 낯선 이름이 이제 IT업계에 평범한 일상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느리지만 단단하게 전진해 나가자”며 “카카오 크루 유니언이 IT업계에 변화를 일으키리라 기대한다. 그 변화는 다시 한번 IT업계를 진전시키는 힘이 될 것”이라고 응원했다.

▲ 네이버 사원노조 ‘공동성명’ 카카오 노조 ‘크루 유니언’에 보낸 지지선언문 중 일부.
▲ 네이버 사원노조 ‘공동성명’ 카카오 노조 ‘크루 유니언’에 보낸 지지선언문 중 일부.
게임업계인 넥슨·스마일게이트 노조도 카카오 노조 설립을 환영했다. 넥슨지회 ‘스타팅포인트’와 스마일게이트지회 ‘SG길드’는 “IT와 게임업계는 늘 열린 자세로 새로운 기술과 사람을 받아들여야 하는 업계지만, 정작 회사와 노동자의 관계는 늘 일방적이고 닫혀 있었다”며 “회사가 스스로 제시한 신뢰·충돌·헌신이라는 가치를 제대로 실현하지 못할 때, 보다 나은 해답을 요구하며 행동하기 시작했음에 박수를 보낸다”고 지지했다.

이에 크루 유니언도 “연대를 통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크루 유니언은 설립 선언문에서 “그동안 IT업계에 노조가 없었던 것은 개인주의적 분위기 때문이 아니라 탄력적인 사업구조로 인한 불안한 고용 환경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의사결정의 민주성을 복원하고 카카오의 중요한 결정에 크루의 의견을 담을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일방적인 지시가 아닌 인권과 자존을 지키며 일할 수 있어야 한다. 불충분한 정보와 충분하지 않은 피드백을 통한 성과 보상 방식에 제대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개인의 기량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집단의 힘과 의지가 뒷받침돼야 크루의 발언력이 커지고 회사와의 실질적인 대화와 협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카카오 노동조합 ‘크루 유니언’ 홈페이지.
▲ 카카오 노동조합 ‘크루 유니언’ 홈페이지.
한편 단체협약안 교섭 과정에서 사측이 비조합원 포함 ‘복리후생안 논의를 위한 TF’ 구성 등을 제안해 마찰을 빚고 있는 네이버 노사는 교섭 결렬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네이버 노조는 지난 18일 TF안 철회와 10가지 핵심 요구안에 대해 회사가 25일까지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하며 ‘조건부 교섭 결렬’을 선언했지만, 네이버 사측은 이날까지 노조에 어떤 공식 입장도 전달하지 않았다.

이에 노조는 회사가 당장의 교섭 결렬을 면피하려고 하고 실질적인 교섭에 임하려는 의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끝내 노조의 요구 사항을 거부한다면 전체 스태프 회의를 거쳐 최종 교섭 결렬을 의결할 방침이다.

[ 관련기사 : 네이버 노사, 단체협약 교섭 5개월 만에 결렬 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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