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이은철 전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 등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출신 원자력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원전 마피아냐는 논란이 나왔다.

원자력 안전을 규제하는 기관 사람들이 원자력 진흥기관으로부터 연구용역을 받은 것이 타당하느냐는 비판도 쏟아졌다. 월성 1호기 수명연장을 승인한 이은철 전 위원장이 최신기술기준 R7을 몰랐다고 하자 홍의락 우원식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사실과 다르다, 위증했다고 비판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산자중기위 국감에 증인으로 참석한 이은철 전 원안위원장, 서균렬 서울대 원자력공학부 교수, 하재주 원자력연구원장 등을 두고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출신들이 원자력 규제기관 뿐 아니라 원자력 연구 진흥기관의 주요파트에 포진해 상호견제가 이뤄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은철 전 위원장이 ‘적합지 않은 표현’이라고 하자 박범계 의원은 “원전마피아 들어봤느냐. 이 전 위원장이 원전마피아 거두라는 평가에 대해 어떤 견해인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이 전 위원장은 “고맙습니다”고 답했다. 뭐가 고맙냐고 하자 이 전 위원장은 “거두라는 말은 고맙다. 원전마피아에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범계 의원은 규제기관인 원안위 전문위원 13명이 원자력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과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으로부터 527억원의 연구용역과제를 수령한 2016년 국정감사자료를 들어 이것이 합당한 일이냐고 따졌다.

이 전 위원장은 “처음 듣는다. 합당하지 않은데”라고 답했고, 서균렬 교수는 “금시초문”이라고 답했다. 본인도 있지 않느냐고 하자 서 교수는 “액수는 많지 않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서 교수에게 “억대”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하재주 원자력연구원장이 한국 최초로 OECD 개발국장에 재직했지만 임기 3년 가운데 2년만에 그만두고 돌아온 것을 두고 “국가가 국제기구에 중요한 직위를 맡게 했는데, 임기를 채우지 않아 한국인이 갈 수 있음에도 프랑스인이 가는 바람에 자리를 잃었다는 비판을 어떻게 보느냐”고 물었다. 하 원장은 “나는 시험봐서 갔다”고 답했다.

▲ 이은철 전 원자력안전위원장. 사진=연합뉴스
▲ 이은철 전 원자력안전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박 의원은 “태양광 발전을 언급하면서 탈원전과 이해관계가 있는 비리처럼 얘기하는데, 전국민에게 공공연히 드러난 원전마피아와 친원전의 이해관계야말로 비리 아닌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은철 전 위원장은 “저희한테 모욕적인 얘기”라고 답했다. 이 전 위원장은 원전마피라는 말에 “연계돼 비리를 저질렀다? 한수원만 해도 서울대 원자력과 출신이 5%가 안된다. 그런데 마피아라고 하면 되겠느냐”고 말했다.

원안위가 결정한 월성 1호기 수명연장을 취소하라는 법원의 판결을 두고도 이 전 위원장과 여당 위원들은 논쟁했다.

법원이 월성 1호기 안전에 최신기술기준 이른바 R7(캐나다의 규제기준)을 적용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이 전 위원장이 “자꾸 R7을 지켰느냐고 하는데, 우리는 R7을 지킨 적이 없다. (이미 법에) 다수 반영돼 있어서”라고 밝혔다.

이 발언을 두고 홍의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R7을 모른다고 하는데, 원자력안전법 38조 2항을 위반했다. 후쿠시마 사태가 일어난 뒤 수명연장했고, 안정성 평가과정에서 최신기술을 보완하고서야 수명연장할 수 있다. 월성 2~4호기엔 다 적용돼 있다. 1호기엔 적용않고 수명연장했기에 원자력안전법 ‘최신기술기준 활용해야 평가해야 한다’는 조항을 위반했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보느냐”고 반박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예 “이은철 증인을 위증혐의로 처리해야 한다”며 “저와 장하나 전 의원은 월성1호기 수명연장할 때 그 자리에서 다 봤다. R7은 월성1호기가 84년 상업운전을 시작했고 86년 체르노빌 폭발한 이후 원전안전을 위해 훨씬 더 강화된 기술을 넣었다. 이번 판결문에도 ‘R7 등은 월성 1호기 운영 이후 91년께 제정돼 월성 2~4호기에도 적용된 기술기준임은 당사자에게 다툼이 없다. 논란이 끝난 부분에 대해 모른다는 건 명백한 위증”이라고 했다.

이 전 위원장은 “내가 모른다는 말을 드린 적은 없다”고 했다.

박맹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증언이 진행중인데, 위증 운운하는 것은 입을 막는 것’이라며 ”절차를 거쳐 판단할 문제지. 우 의원이 재판관이냐“고 말해 한때 장내가 소란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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