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이하 감리회, 감독회장 직무대행 이철) 교단지 기독교타임즈 내분이 계속되는 가운데 기독교타임즈 이사회가 해직기자들 원직복직 인사발령에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사회는 송윤면 기독교타임즈 사장의 대기발령·직위해제, 장현구 편집국장 서리의 임명취소 등 이철 감독회장 직무대행의 인사발령 5건을 문제 삼았다.

복직한 기자들은 이번 이사회가 대기발령·직위해제 당해 자격이 없는 송윤면 사장이 소집을 요청했고, 이사장 자격을 주장한 전명구 감독회장은 직무정지 당했으니 이사장 자격이 없어 이사회가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기독교타임즈 기자 4명은 전 감독회장·송 사장과 편집권 침해 등을 두고 다투던 중 전 감독회장 시절인 지난 4월13일 해고됐다. 서울중앙지법은 같은달 27일 ‘감독회장 직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에 따라 전 감독회장 직무를 정지했다. 감독회장 선거 당시 금권선거 의혹이 불거져서다. 감독회장 선거에서 2등을 했던 이철 후보가 감독회장 직무대행으로 선출됐다.

▲ 기독교대한감리회 홈페이지
▲ 기독교대한감리회 홈페이지

이후 감리회는 두 차례 기독교타임즈를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했고, 이를 근거로 지난달 20일 장 편집국장 서리의 임명을 취소했고, 같은달 23일 송 사장을 대기발령·직위해제했다. 같은달 19일과 27일 해직기자 4명을 모두 복직시켰다.

그러자 전 감독회장은 ‘기독교타임즈 이사장 전명구’ 명의로 지난달 26일 제5차 기독교타임즈 이사회를 소집통보했다. 이사진은 지난 6일 서울역의 한 식당에서 이사회를 열고 기자들 복직·송 사장과 장 편집국장 서리 인사발령 등이 “(감리회 내규에 명시한) 인사명령자에 대한 범위에서 벗어나거나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감독회장 직무대행에게 이의 철회할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 기독교타임즈 사장은 이사회 인준을 거쳐 임명하는 만큼 직위해제도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사회는 기자들 해고가 “이사회에서 중징계 결의가 있었고 적법한 절차를 거쳐 해임처분을 내린 것”이라며 “(지노위에서) 합의(화해) 형식으로 복직을 결정한 것은 유감이며 직무대행의 잘못된 결정으로 발생할 해직기자의 급여 지불 등 재정적 책임은 기독교타임즈가 아니라 기독교대한감리회에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기독교타임즈분회(분회장 신동명) 기자들은 전 감독회장의 직무가 정지됐기 때문에 기독교타임즈 이사장 명의를 행사할 수 없고, 해당 이사회가 직위해제된 송 사장의 요청으로 소집한 것이라면 그것 역시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감독회장이 되면 감리회 본부의 수백억 원대 예산권과 각종 인사권을 독점할 수 있다. 감리회 주요 신학대 3곳의 학연을 중심으로 갈등이 잦은 이유다.

▲ 직무정지된 전명구 감독회장
▲ 직무정지된 전명구 감독회장 재임시절 모습. 사진=감리회 홈페이지 

▲ 이철 감독회장 직무대행. 사진=감리회 홈페이지
▲ 이철 감독회장 직무대행. 사진=감리회 홈페이지
기독교타임즈 이사회가 열린 지난 6일 오후 감리회 총회 특별재판위원회(위원장 홍성국, 사법부 역할)에선 이철 감독회장 직무대행 선출무효 및 직무집행정지 등의 재판이 열렸다. 이철 감독회장 직무대행의 피선거권을 문제 삼아 내쫓으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일부 장로회 회원들이 회의장에 난입하는 등 혼란을 겪다 총회 특별재판위원회는 선고를 오는 16일로 연기했다.

결과적으로 감리회에서 전명구 측(직무정지된 감독회장)과 이철 측(감독회장 직무대행)의 권력 싸움이 벌어졌고 이 갈등이 기독교타임즈에 그대로 나타난 꼴이다. 기독교타임즈 내분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피해는 고스란히 기자들에게 전해진다.

현재 토요일자로 찍는 기독교타임즈 종이신문은 송 사장 지시를 받는 장 편집국장 서리와 기자 2명이 만들고, 기독교타임즈 재정·광고 등을 담당하는 총무부도 송 사장 지시를 따른다. 반면 기독교타임즈 인터넷 홈페이지는 언론노조 기독교타임즈분회를 중심으로 중징계 받았던 기자들이 운영한다. 최근 복직한 기자들은 해직기간 밀린 월급 뿐 아니라 지난달 월급도 받지 못했다.

▲ 기독교타임즈 로고
▲ 기독교타임즈 로고

장 편집국장 서리와 함께 종이신문을 만드는 한 기자는 지난 6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복직한 기자들이 사무실에 들어오면 우린 눈도 못 마주치고, 총무부 직원들도 자리를 피하기 바쁘다”며 “사무실 분위기가 싸늘하다”고 말했다.

신 분회장은 지난 6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사장 직위해제, 편집국장 서리 임명취소로 규정에 따라 편집국장 직무대리를 맡았는데 총무부에서 사장 말만 듣고 있어 신문을 만들기 위해 업무협조를 요청했다”며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월급만 받아가는 걸 방치할 순 없다”고 했다.

신 분회장은 기독교타임즈가 언론의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처음에 송 사장이 올 때도 ‘신문 열심히 만들겠다’는 약속을 받아 열심히 협조했지만 결국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주요 신학대 출신들이 학연으로 엮여 선배문제라고 기사를 제대로 못 쓰면 기독교타임즈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기독교타임즈 해고사태로 본 교단지 개혁]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